육군 사병 4명 바다빠진 부녀 목숨걸고 구출

  • 입력 2004년 6월 28일 19시 08분


바다에 뛰어들어 부녀의 목숨을 구한 박용진 일병과 서길용, 박찬용, 임성욱 상병(왼쪽부터).-사진제공 103보병여단
바다에 뛰어들어 부녀의 목숨을 구한 박용진 일병과 서길용, 박찬용, 임성욱 상병(왼쪽부터).-사진제공 103보병여단
“국가와 국민을 지키는 것이 우리의 임무입니다.”

외출했다가 부대로 복귀하던 육군 병사 4명이 바다에 빠져 생명이 위태로운 부녀를 구해냈다.

27일 오후 5시40분경 주말을 맞아 인천 중구 영종도에 놀러 온 이동은양(8)이 선착장이 있는 구읍배터 앞 다리에서 놀다 발을 헛디뎌 바다에 빠졌다.

이양을 구하기 위해 이양의 아버지(40)가 바다에 뛰어들었으나 수영을 못하는 데다 썰물로 인해 이씨 부녀는 빠른 속도로 떠내려가기 시작했다.

주위에는 배를 타기 위해 기다리던 행락객들이 모여 들었지만 바람이 많이 불고 바닷물의 유속이 빨라 발만 구르고 있었다.

이때 선착장 인근에서 귀대하기 위해 버스를 기다리던 인천 103보병여단 소속 임성욱(23), 서길용(23), 박찬용 상병(21)과 박용진 일병(22)이 행락객들의 구조요청을 들었다.

임 상병과 박 상병은 재빠르게 선착장 주변 밧줄을 주워 몸에 묶은 뒤 생선을 담는 스티로폼 박스를 들고 바다에 뛰어들었다. 서 상병과 박 일병은 밧줄을 안전한 장소에 고정시켰다.

박 상병은 우선 이양을 스티로폼 위로 끌어 올린 뒤 밧줄을 당기게 해 이양을 구출했다.

임 상병은 물을 많이 먹어 의식을 잃은 이양의 아버지를 껴안고 헤엄을 쳐 바다에서 빠져나왔다.

이양 부녀는 신고를 받고 출동한 119소방대에 의해 병원으로 옮겨졌고 현재 모두 건강을 회복한 상태다.

이양의 아버지는 “딸을 구하기 위해 바다에 뛰어들었으나 물살이 워낙 빨라 힘이 빠지면서 눈앞이 캄캄했다”며 “위험한 상황이었는데도 몸을 던진 병사들을 찾아 감사를 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인천=황금천기자 kchw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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