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교조 반전수업 논란 확산

  • 입력 2004년 6월 29일 17시 35분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이 가나무역 김선일씨 피살 사건과 관련해 반전평화를 주제로 한 계기 수업을 실시하겠다고 밝힌데 대해 교육인적자원부가 29일 전교조에 수업 자제와 자료 수정을 요구했다.

또 학교를 사랑하는 학부모 모임(학사모)이 전교조의 계기수업을 감시하는 활동을 벌이겠다고 선언하고 한나라당도 계기 수업을 중단할 것을 요구하는 등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수업자료로 부적합"=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교육부의 의뢰로 29일 전교조의 수업자료를 검토한 결과 △이라크 파병 반대와 반미의 관점에서 재구성돼 있고 △이성에 호소하기보다 감성에 호소하는 경향이 강해 수업자료로 부적합하다고 평가했다.

또 평가원은 전교조가 수업자료에서 정부정책에 대한 비판과 고 김선일씨의 개인 신상에 대한 부분을 수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교육부는 전교조에 계기 수업 자제와 수업자료 수정을 요구했다.

교육부 김영윤 학교정책과장은 "각 시도교육청에 전교조의 계기 수업이 교육의 중립성을 훼손하지 않도록 장학지도를 철저히 할 것을 당부하는 공문을 보냈다"고 밝혔다.

계기수업은 교육과정에 없는 내용을 특정 사건 등을 계기로 별도로 실시하는 것으로 학교장의 승인을 받아야 가능하다.

▽학부모단체 수업참관 요구=학부모단체인 학교를 사랑하는 학부모 모임은 이날 성명을 통해 "전교조는 이전에도 편향적 이념 교육으로 많은 문제를 일으킨 만큼 전교조에 수업 참관을 요청하고 수업에 문제가 있을 경우 교육부에 진정을 내겠다"고 밝혔다.

학사모는 "전교조의 계기 수업은 파병에 대한 찬반 논란을 피할 수 없어 사회 불안감을 극대화시킬 우려가 있다"며 "전교조는 수업 전 학교운영위원회와 충분한 검토 과정을 거쳐야 한다"고 말했다.

한나라당도 이날 '전교조의 정치적 수업을 반대한다'는 제목의 논평을 통해 "사회적 이슈를 다루는 정치수업 자체를 반대한다"고 밝혔다.

▽전교조 "수업강행할 것"=이에 대해 전교조 송원재 대변인은 "계기 수업을 파병반대 의식화수업으로 깎아내려 사회적 논란거리로 삼으려는 것은 무책임한 태도"라고 반발하며 "교육부의 의견을 받아 검토하겠지만 아직은 계기 수업을 중단하거나 수업자료를 수정할 계획이 없다"고 말했다.

한편 교육부는 다음달 초 '반인륜적 테러행위와 이라크 평화재건 및 인도적 지원' 등에 대한 수업 자료를 만들어 보급할 계획이다.

홍성철기자 sungchu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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