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연합장으로 치러진 이날 영결식에서 유족 대표인 장진국씨(38)는 ‘이라크를 향하여 전 세계로’란 메시지를 영어와 아랍어 통역을 통해 전 세계에 전달했다.
장씨는 “선일이는 죽은 것이 아니다. 영원히 떠난 것도 아니다. 선일이가 영원히 사랑하고자 했던 이라크에 그의 꿈이 아직 남아 있다”며 “통곡하고 싶지만 이라크를 용서하고, 당신들을 사랑하겠다”고 울먹였다.
김씨의 큰누나 향림씨(41)는 “고인은 비록 갔지만 그 죽음으로 인해 이라크와 중동에 평화를 가져오는 한 알의 밀알로 남기를 원한다”고 추모객들에게 인사했다. 영결식장 연단 중앙에도 김씨의 대형 영정과 함께 한국어와 영어, 아랍어로 된 ‘나는 이라크를 사랑합니다’라는 현수막이 내걸려 화해와 평화의 메시지를 전했다.
영결식은 고인의 후배인 임보혜씨(24·여)의 추모시 낭송, 허남식 부산시장과 기독교 대표 길자연 목사의 추모사, ‘세계평화와 이라크를 위하여’란 주제의 특별기도, 유족 대표 및 부모 인사 등의 순으로 3시간가량 진행됐다.
이날 임씨가 추모시를 낭독하면서 김씨가 마지막으로 울부짖던 ‘I don't want to die, I want to live’라는 말을 되새기자 영결식장이 한순간 흐느낌으로 가득했다.
어머니 신영자씨는 영결식 내내 “선일아, 선일아”라고 이름을 부르며 울먹였고, 아버지 종규씨도 비통한 표정으로 고개를 숙인 채 흐느끼기만 했다.
가수이자 장로인 윤형주씨가 고인이 이라크에서 사용하다 유품이 된 통기타로 추모곡 ‘순례자의 노래’를 부르자 영결식장이 숙연해지기도 했다.
영결식이 끝나고 김씨의 시신이 운구차에 옮겨지자 바깥에서 대형 스크린을 통해 식을 지켜보던 500여명의 시민은 두 손을 모아 김씨의 명복을 빌었다.
김씨의 시신은 오후 2시40분경 부산시립공원묘원인 영락공원 7묘원 39블록에 안장됐다. 일본 도쿄(東京) 지하철역 선로에 떨어진 일본인을 구하려다 숨진 의사자 이수현씨의 묘지에서 10여m 떨어진 곳이다.
부산=조용휘기자 silent@donga.com
석동빈기자 mobidi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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