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수술 주저해 사망땐 환자 보호자도 책임

병원이 응급치료를 소홀히 했더라도 보호자가 수술을 주저해 환자가 숨졌다면 병원뿐 아니라 보호자에게도 일부 책임이 있다는 법원의 판결이 나왔다.

서울 남부지법 민사12부(부장판사 이원규·李元揆)는 4일 A씨(42)가 “장폐쇄증으로 입원한 아들(당시 13세)이 병원의 소홀한 응급치료로 숨졌다”며 모 대학병원을 상대로 제기한 2억원의 손해배상청구 소송에서 “피고는 원고에게 1억2000만원을 지급하라”는 원고 일부승소 판결을 내렸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환자가 입원한 뒤 병원측이 상당 시간 동안 혈압과 맥박 등 기초적인 활력징후 측정을 하지 않은 과실이 인정된다”고 밝혔다. 그러나 재판부는 “병원에서 수술을 권유했지만 보호자가 망설여 수술시간이 지연된 사실이 인정되므로 원고에게도 일부 책임이 있다”고 덧붙였다.

A씨는 2001년 12월 장폐쇄증으로 입원한 아들이 3개월 만에 숨지자 병원을 상대로 소송을 냈다.

유재동기자 jarret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