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남시 외곽녹지, 환경훼손-난개발 우려

  • 입력 2004년 7월 4일 18시 39분


경기 성남시가 2020년을 목표로 도시기본계획을 변경하면서 분당 외곽의 녹지에 골프장과 대규모 영상단지를 각각 건설하는 방안을 추진해 난개발 및 특혜 시비가 일 것으로 보인다.

시는 이 같은 내용이 포함된 도시기본계획 변경안을 마련해 주민공청회를 거쳤으며 5일 시의회에 제출해 의견을 수렴할 예정이다.

변경안에 따르면 분당구 율동 자연공원 주변 30만평을 유원지로 지정해 종합레포츠 영상단지를 조성키로 했다. 또 판교신도시 남쪽 분당구 금곡동 26만평을 체육시설용지로 지정해 18홀 규모의 골프장 건설을 추진키로 했다.

이밖에 둔전동 서울공항 일대 200만평(둔전신도시)과 대장동 30만평, 여수동 44만평을 각각 시가화 예정용지로 지정했다.

서울공항 일대는 서울 강남을 대체하는 저밀도 주거 위주의 신도시, 대장동 일원은 전원 주택단지, 여수동 일원은 시청사 등 공공청사가 들어서는 행정타운으로 조성하는 구상을 담고 있다.

성남시는 시의회 의견 청취와 경기도 도시계획위원회의 자문을 거쳐 올해 안에 건설교통부 승인을 받아 시행할 계획이다.

그러나 율동공원 영상단지 및 금곡동 골프장 건설 예정용지는 분당 외곽에 있으며 산림이 양호한 녹지지역으로 대규모 녹지훼손으로 인한 난개발 우려가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특히 금곡동 골프장 터는 판교신도시 예정지와 인접해 있는데다 용인 수지와 판교 사이의 연접(連接) 개발을 막기 위한 중요한 녹지축의 하나로 꼽힌다.

부동산업계는 이곳의 개발계획이 확정될 경우 현재보다 몇 배에서 몇십 배의 시세차익과 개발이익을 볼 수 있어 특혜의혹도 일 수 있다고 지적한다.

주말이면 수만 명이 찾는 율동공원은 분당 주민들의 쉼터로 각광받고 있으나 주변 30만평이 영상단지로 개발될 경우 대규모 환경훼손이 불가피한 실정이다.

이 밖에 서울공항 이전 또는 폐쇄를 전제로 한 둔전신도시 역시 판교신도시와 얼마 떨어지지 않은 곳에 다른 대규모 신도시를 조성하는 것으로 성남시 전체를 난개발화할 수 있다는 우려를 낳고 있다.

정병준 분당환경시민모임 운영위원장(44)은 “분당이 주거지로서 각광받는 것은 쾌적한 녹지와 하천 등이 있기 때문”이라며 “분당 주변의 녹지를 마구잡이로 훼손하는 일은 더 이상 안 된다”고 말했다.

성남=남경현기자 bibulu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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