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서운 ‘민들레’…남부지방 곳곳 침수

  • 입력 2004년 7월 4일 18시 39분


한반도를 강타할 것으로 예상됐던 제7호 태풍 ‘민들레’가 4일 제주도에 상륙하기 전 온대성 저기압으로 약화됐지만 일부 지역에는 강풍을 동반한 많은 비를 뿌렸다.

이 때문에 곳곳에서 집과 도로가 침수되고 물놀이를 하던 사람들이 실종되는 등 적지 않은 피해가 났다. 또 김해와 제주공항 등에서 국내선 항공노선의 결항이 속출했으며 인천과 군산 목포 통영항 등을 운행하는 연안여객선의 운행도 중단됐다.

▽실종·대피=4일 오전 9시반경 인천 중구 영종도 해안가에서 스티로폼을 타고 물놀이를 하던 나모씨(56·경기 파주시)와 최모씨(60·서울) 등 2명이 파도에 떠내려갔다.

또 이날 오후 1시경 전남 해남군 삼산면 산림리 양촌재 저수지 수문 부근에서 튜브를 타고 물놀이를 하던 신모씨(29·경기 부천시 원미구 중동)가 급류에 휩쓸려 실종됐다.

지리산 국립공원 등 전국 18개 국립공원관리공단의 주요 등산로 132개 구간이 통제돼 등산객 87명이 8곳의 대피소로 긴급 대피했다.

▽침수 피해=전남 목포시 용강동 등 13개 지역 136가구(주택 71, 상가 65)와 차량 수십 대가 침수됐다.

또 경북 구미시 인의동 나라슈퍼 매장과 진흥빌라 지하주차장, 전북 김제시 요천동 구삼거리 등 8개소 상가 100여동이 한때 물에 잠겼다. 강원 속초시 영랑동 문화회관 인근 주택가 10여가구가 침수되기도 했다.

농경지는 목포시 죽교동 18ha, 김제시 만경읍 14ha가 한때 침수됐다. 또 광주 북구 서강정보대학 앞 고가 밑 도로와 경북 경주시 황성동 유림마을 앞 150m 도로, 전북 군산시 해신동 횟집단지 도로 500m가 한동안 침수돼 교통이 통제됐다.

▽사건 사고=4일 오전 10시5분경 전남 여수시 만덕동 만성리 해수욕장 방파제 부근에서 인도네시아 국적 1000t급 석유화학제품 운반선 1대가 한때 좌초됐다. 다행히 인명 피해나 기름 유출은 없었다.

또 이날 오전 7시35분경 충북 영동군 용산면 가곡리 경부고속도로 상행선에서 카니발승용차(운전자 이모씨·32)가 중앙분리대와 충돌해 운전자 이씨와 부인이 숨지고 생후 7개월 된 아들이 중상을 입었다. 이날 전국에서 빗길 교통사고로 10여명이 숨지거나 다쳤다.

이현두기자 ruchi@donga.com

창원=강정훈기자 manman@donga.com

광주=정승호기자 shjung@donga.com


제7호 태풍 민들레가 북상하면서 전남 목포지역은 100년 만의 기록적인 집중호우로 해수면이 상승해 일부 가옥과 상가, 도로가 침수됐다. 4일 새벽 산정동 북항 일대 지역이 바닷물에 침수되자 상가 주인과 소방관들이 급히 가재도구를 옮기고 있다.-목포=전영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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