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섭(金己燮) 전 안기부 운영차장은 5일 안풍(安風)사건 항소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직후 한 지인에게 이같이 심경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김 전 차장은 또 “문제의 자금은 분명히 안기부 예산이다. 전(前) 정권의 안기부에서 넘어온 돈도 포함돼 있지만 김영삼 전 대통령의 자금이 섞여 있는 것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고 그의 지인은 전했다.
김 전 차장은 2001년 1월 구속될 때도 자금의 출처가 ‘안기부 예산’이라고 진술했다. 또 올 2월 강삼재 전 의원이 안풍 자금의 출처로 김 전 대통령을 지목하자 “한나라당이 강 전 의원 쪽을 들쑤셔 뭔가 음모를 꾸민 것이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김 전 차장은 그 직후 항소심 재판부에 “내가 직접 강삼재 당시 신한국당 사무총장을 만나 안기부 예산을 전달했다. 이 같은 사실은 강 의원과 나 단둘만 알고 있는 내용으로 김영삼 전 대통령에겐 보고한 적도 없다”는 자필 진술서를 제출했다.
그는 이날 직접 연락이 닿지 않았다. 그러나 그의 부인은 기자와의 통화에서 “남편은 재판과 관련해 어떤 말도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명건기자 gun4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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