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고교 교장-전교조 ‘방학중 보충수업’ 설전

  • 입력 2004년 7월 5일 23시 21분


여름방학을 앞두고 대구지역 고교생들의 보충수업이 논란을 빚고 있다.

전교조 측은 학생들의 건강권을 위해 보충수업을 줄여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는 반면 일선 학교 교장들은 보충수업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전교조 대구지부는 5일 성명을 내고 “한달 정도 되는 여름방학 동안 학생들이 단 며칠도 제대로 쉬지 못하는 것은 ‘청소년 학대’”라고 주장했다.

전교조 측은 “이제 방학을 학생들에게 돌려줘야 한다”며 “불가피하게 보충수업을 할 경우 고교 1∼2학년은 최대 60시간, 3학년은 80시간 정도가 적당하다”고 말했다.

대구시내 고교 교장들로 구성된 현장장학협의회는 고교 1∼2학년은 80∼100시간, 3학년은 120∼130시간 정도 보충수업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방학 중 보충수업을 하루 4∼5시간 할 경우 총 120시간이면 26∼30일 동안 학교에 나와야 한다.

일부 교장들은 “대학입시가 중요한 현실을 외면할 수 없다”며 “다소 강제적인 측면이 있더라도 학교에서 보충수업을 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전교조 측은 “밀어붙이기식 보충수업은 명백한 인권침해”라며 “한 달 가운데 적어도 10일은 학생들이 자유롭게 지낼 수 있도록 해줘야 한다”고 제안했다.

교장단과 전교조가 보충수업을 둘러싸고 줄다리기를 하고 있는데도 교육부와 교육청은 팔짱만 끼고 있는 실정이다.

교육부는 시·도교육청에 “학생 및 교사의 건강을 해치지 않는 범위 안에서 운영하라”는 원칙론만 밝힌 상태이며, 교육청은 “학교에서 자율적으로 결정할 사안”이라고 말했다.

이권효기자 bori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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