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부천시 오정구 고강본동이 자랑하는 ‘고리울신문’(16면)은 3개월 마다 발행되고 있다.
지난달 말 배포된 제6호 신문에서는 성곡중학교를 졸업한 송명섭군의 태권도 국가대표 선발 소식 등을 비롯해 동네 최대의 쟁점인 변전소 건립문제, 대부도 탐방, 문화강좌 안내 등을 다뤘다.
고리울신문 편집장을 맡고 있는 안은정씨(34·주부)는 “동네 학원이나 병원에서 거둔 광고비와 주민 성금으로만 신문을 제작하고 있다”며“주민 기자 9명이 2주에 한번 꼴로 편집회의를 열어 동네의 작은 소식까지 취합해 보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고강본동은 부천에서 서울과 가장 가까운 곳이지만 역사 유적지를 많이 보유하고 있다. 부천의 문학시조로 추앙받고 있는 수주 변영로 시인(1898∼1961년)의 묘역이 있고 청동기 선사유적지 발굴 작업도 진행되고 있다.
이 곳에서는 또 요즘 자전거타기 열풍이 거세다.
동네 뒷산인 미도산 운동장에서 매주 화, 목요일 오전 10시 자전거 강좌가 열리고 있다.
싸이클링 복장과 선글라스 등의 장비를 갖춘 30∼40명의 주민들이 매주 월, 수, 토요일마다 한번에 20km 이상 거리를 자전거로 주행하고 있다.
지난해 7월 발족된 ‘자전거사랑회’가 이런 활동을 주도하고 있다.
자전거사랑회 최귀남 회장(43)은 “고혈압으로 쓰러진 뒤 30년 동안 자전거 타기를 통해 건강을 회복한 75세 어르신께서 강습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매년 10월에는 동네잔치인 ‘고리울축제’가 열리고 있다. 이 축제는 주민 장기자랑대회와 공예전시, 경로잔치, 운동회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이웃간의 정을 다지는 행사.
그러나 이 곳은 김포공항과 가까워 소음공해 피해는 물론 고도제한 등 재산권 행사에 많은 제약을 받고 있다. 이런 여건은 주민들의 결속력을 더욱 다져준 촉매역할을 하기도 한다. 최근 주민 600여명은 국가를 상대로 한 소음피해 소송을 제기했다.
또 주민 1900명이 서명운동을 벌여 내년 초 개교할 고리울초등학교의 연결도로를 ‘차 없는 거리’로 지정하도록 하기도 했다. 고강본동에서 태어난 토박이 변종태씨(69)는 “그린벨트도 많고 항공기 소음으로 인해 집값이 별로 오르지 않으니 뜨내기들이 많이 거쳐 간다”며 “그래도 주변이 온통 산이고 유서 깊은 곳이 많아서 동네 인심은 좋다”고 자랑했다.
박희제기자 min0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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