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간부-교수 ‘성매매 명단’ 파문

  • 입력 2004년 7월 6일 18시 40분


전남 여수시의 한 유흥업소 여종업원들이 경찰서 고위간부와 대학교수 등 사회 지도층 인사에게 퇴폐적인 성행위와 윤락을 강요당했다며 경찰에 이들의 명단을 제출하고 처벌을 요구해 파문이 일고 있다.

여수시 여서동 H룸살롱 여종업원 A씨(25) 등 8명은 6일 광주 서구 광천동 광주전남여성단체연합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사회 지도층 인사들의 성매매 사례 등을 폭로했다.

이들 종업원은 “주 고객이 경찰 고위간부와 대학교수, 병원장 등이었다”면서 “이들이 룸 안에서 알몸으로 춤을 추게 하는 등 퇴폐 행위를 시켰으며 이들과 속칭 2차를 나가기도 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또 “업주가 명절에 관할 파출소와 경찰서에 과일상자와 상품권 등을 보내고 관련 공무원들을 접대해 왔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해 광주전남여성단체연합은 종업원들로부터 고객명단을 확보해 경찰서에 제출했다. 이 명단에는 경찰관 7명, 병원장 등 의사 5명, 대학교수 4명, 선박회사 경영진 4명, 교사 2명 등 22명의 이름이 적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단체 관계자는 “경찰이 성매매 범죄행위를 철저히 수사하지 않을 경우 명단을 공개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전남지방경찰청은 이날 H룸살롱 업주 성모씨(38·여)에 대해 성매매를 강요하고 임금을 갈취한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하고 경찰 고위간부 등 관련자들을 소환해 조사하기로 했다.

광주=정승호기자 shj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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