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선버스 271번이 오자 정류장에 서 있던 시민들이 다가갔으나 버스는 속도를 늦추지 않고 정류장을 지나쳤다. 이 버스는 20m쯤 떨어진 다른 정류장에 섰다.
서울시가 대중교통체계를 개편하면서 버스노선을 바꾸고 버스정류장을 새로 만들었지만 옛 버스정류장을 제대로 철거하지 않아 시민들이 혼란을 겪고 있다.
또 급하게 안내도를 만드느라 정류장에 서는 버스의 번호와 버스의 경유지를 다 표시하지 않은 경우도 있다.
세종로사거리와 이곳에서 약 500m 떨어진 정동사거리 방향의 서울역사박물관 사이에는 버스정류장이 5곳 있으나 이 중 2곳에는 버스가 서지 않는다.
3곳은 새로 만든 버스정류장(청녹색)이고 버스가 서지 않는 2곳은 옛 버스정류장(황색)이다.
옛 버스정류장에는 버스가 서지 않지만 아무런 안내문이 없다. 종종 시민들이 기다리는 것을 본 운전기사들이 버스를 세우곤 해 혼란을 가중시키고 있다.
서대문구 신촌로터리 부근도 상황은 비슷하다. 지하철 2호선 이대역→신촌역 방향 아트레온극장 앞에 있던 옛 박스형 버스정류장에도 버스가 서지 않지만 아무런 안내문이 없다.
정작 녹색극장 앞에 새로 만들어진 버스정류장은 지붕이나 의자 없이 표지판으로만 돼 있고, 그나마도 주위의 노점건물과 가로수에 가려 잘 보이지 않는다.
중랑구 면목동 상봉동→중랑교 방향 동부시장역에는 15개 노선의 버스가 정차하지만 정류장 표지판에는 간선버스 108번과 260번의 노선 안내도만 붙어 있다.
어떤 버스가 이 역에 서는지는 상봉동 방향으로 200m 가까이 걸어가 가로변에 걸린 현수막을 봐야 알 수 있다.
버스가 서는 곳도 제각각. 버스표지판에 훨씬 못 미친 지점에 버스가 서기도 했다.
한편 시내 곳곳에서 버스정류장 표지판에 붙여놓은 종이 노선안내도가 빗물이나 사람들에 의해 훼손되거나 뜯겨져 나가는 사례도 나타나고 있다. 서울시 조규원 대중교통과장은 “다음 주말까지는 사용하지 않는 버스정류장을 모두 철거하고 새 노선안내도를 부착하겠다”며 “노선안내도도 빗물에 젖지 않는 것으로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장강명기자 tesomio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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