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 月정기권, 수도권 전철선 못쓴다

  • 입력 2004년 7월 7일 02시 02분


지하철 정기권 도입을 둘러싸고 서울시와 철도청이 갈등을 빚고 있다.

서울시는 대중교통체계 개편 이후 요금 부담이 지나치게 커졌다는 시민들의 지적에 따라 15일부터 한 달간 무제한 사용할 수 있는 3만5200원짜리 지하철 정기권을 도입하겠다고 최근 밝혔다.

이에 대해 철도청은 6일 정기권을 발매할 경우 수입이 크게 감소한다며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이에 따라 철도청이 운영하는 수도권 국철 구간에서 정기권 사용이 사실상 불가능하게 돼 국철 구간을 이용하는 약 400만명은 정기권 혜택을 받기 어려울 전망이다.

서울시는 이날 철도청과 정기권 공동 사용 문제에 대해 협의를 갖고 “시내 철도청 구간의 수입 감소 부분에 대해 적자폭을 보전해 주겠다”고 제안했다. 그러나 철도청은 시외 수도권 구간에서 발생하는 적자 부분만도 감당하기 어렵다며 거부했다.

철도청 관계자는 “서울시의 월 정기권 제도는 환승무료, 거리비례제 등 이번 대중교통개편의 원칙에도 어긋난다”며 “정기권 발행으로 인한 적자는 결국 시민의 몫으로 돌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설사 서울 시내 구간만 도입한다고 하더라도 철도청 차량이 서울 시내에 다니고 있는 만큼 서로 협의가 필요하지만 서울시는 철도청과 사전 협의도 하지 않고 일방적으로 발표해 버렸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서울시는 “월 정기권은 서민 통근자를 위해 꼭 필요한 제도”라며 “철도청의 동의가 없어도 지하철 월 정기권을 15일부터 예정대로 발매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시는 이미 지금의 정액권과 같은 재질의 월 정기권 제작에 들어간 상태다.

이에 따라 경인, 경부선 및 일산선, 분당선, 과천·안산선 등을 이용하는 수도권 전철 이용자들은 정기권 혜택을 받기 어려울 전망이다. 이들이 주로 요금 인상에 관한 민원을 제기하고 있는 실정이어서 큰 반발이 예상된다.

또 발매 예정일이 얼마 남지 않아 본인임을 확인할 수 있는 카드를 발매하기가 어려울 것으로 보여 당분간 무임 혹은 부정 승차 승객도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

월 정기권을 이용할 수 없는 구간
지하철 1호선청량리(지하)∼서울역 구간을 제외한 모든 구간
지하철 3호선(일산선)지축∼대화
지하철 4호선(과천·안산선)남태령∼과천∼오이도
분당선선릉∼오리

채지영기자 yourcat@donga.com

손택균기자 soh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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