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X는 개통 초기 잦은 고장과 지연운행, 역방향 좌석의 불편함 등이 문제점으로 지적되면서 여론의 따가운 질책을 받았으나, 이후 비교적 신속한 대책을 마련하면서 고장과 지연운행이 크게 줄어드는 등 점차 안정감을 찾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러나 이용 승객이 기대치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등 경제적인 성과가 미흡해 KTX의 출발은 아직 ‘절반의 성공’이라는 지적이다.
▽안정적인 출발=철도청에 따르면 KTX는 4월 1일 개통 이후 이달 9일까지 100일 동안 모두 702만5000명이 이용한 것으로 추산된다. 이 중 경부선은 593만4000명, 호남선은 109만1000명으로 집계됐다. 하루 평균 7만여명이 이용하고 있어 이 추세라면 8월경 이용 승객 1000만명 돌파도 가능하다.
철도청이 자랑하는 또 하나의 기록은 정시율. 열차가 정각 10분 이내에 도착한 비율인 정시율은 98.5%였다. 2001년 6월 개통한 프랑스 지중해선의 정시율이 개통 후 1개월 동안 고작 75%였고 6개월이 지나서야 90%를 넘긴 것에 비한다면 KTX의 정시율은 비교적 높은 수치.
KTX 출범 이후 기대됐던 ‘수송 대체 효과’도 뚜렷하다는 평가. 철도청은 KTX 개통으로 최근 하루 평균 자가운전자 3만1600여명, 비행기 이용객 7400여명 등 약 4만명이 KTX를 이용하는 것으로 추산했다. 항공사들도 KTX 개통에 대비해 김포∼대구 편수를 주 97회에서 29회로 70% 줄이는 등 국내선 운항을 대폭 축소한 상태.
서울∼충청권 승객이 늘어나 ‘수도권’의 개념이 넓어진 것도 KTX의 성과로 꼽힌다. KTX 개통 후 3개월 동안 전체 승객 607만5458명 중 천안∼서울(용산 광명 포함) 및 대전∼서울 승객이 모두 56만7469명(9.3%)으로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승객이 부족하다=그러나 KTX를 이용하는 승객이 당초 기대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것이 문제. 현재 KTX의 승차율은 경부선 76.8%와 호남선 45.4%로 전체 평균 61.1%. 주말의 경부선은 승차율이 90%를 웃돌며 매진 사태를 빚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문제는 경부선 62.6% 호남선 38.3%로 평균 50.4%에 불과한 주중 승차율. 주중에는 열차의 절반이 텅 빈 채 운행되고 있는 셈.
전체적으로도 KTX의 하루 평균 이용객은 7만2000여명으로 당초 예상치 15만명의 절반에도 못 미친다. 물론 목표치 15만명이라는 수치가 더 많은 예산을 따내기 위해 다소 과장한 측면이 있다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지금의 이용객 수는 실망스럽다는 평가. 게다가 수천억원을 들여 새로 지은 광명역과 천안·아산역은 연계 교통수단이 부족해 하루 2000여명만이 이용하는 실정이다.
철도청은 기업체나 자치단체 등에 단체할인 제도 등을 제시하며 승객 유치를 꾀하고 있지만 아직 정식 계약을 체결한 단체는 없다.
철도청 김천환 고속철도사업본부장은 “개통 이후 지적됐던 많은 시행착오가 개선돼 운행이 안정되고 있다”며 “낮은 승차율 등 개선해야 할 몇 가지 문제가 남아 있지만 KTX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만큼 시간이 지날수록 나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완배기자 roryrer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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