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방학이 성큼 다가왔다. 이맘때면 ‘어디론가 떠나자’는 자녀의 성화가 대단하기 마련.
이럴 때 개항기 유적들이 고스란히 남아 있는 항구도시 인천 중구를 찾아볼 만하다. 초등생 자녀의 방학과제인 현장체험학습을 하기에도 제격이다.
바다에 인접한 월미공원 주변에서 놀이기구와 유람선을 타고 인근 차이나타운의 중국음식점에서는 저렴한 가격에 정통 중국요리를 맛볼 수 있다.
▽어떤 유적이 있나=인천의 향토사학자들은 흔히 “중구 거리를 걷는 일은 100년 세월의 파노라마를 한달음에 보는 일”이라고 말한다. 중앙동과 내동 등 곳곳에 유형문화재로 지정된 개항기 건축물이 즐비하게 늘어서 있기 때문.
중구청 뒷골목에 가면 1901년 건립된 ‘옛 제물포구락부회관’(현 중구문화원)을 만나게 된다. 개항 물결을 타고 인천에 들어와 살던 독일과 미국, 러시아 일본 등 외국인의 사교장으로 이용하던 곳.
국가지정문화재인 답동성당은 1937년 건립된 고딕양식의 건축물.
무지개처럼 생겼다고 해서 이름이 붙여진 홍예문(虹霓門)은 1908년 일본의 공병대가 세웠다. 문과 주변을 담쟁이넝쿨이 덮고 있으며 중구의 남북을 연결하는 명물로 통한다.
이 밖에 일본이 1923년 건축한 인천우체국과 중구요식업조합이 입주해 있는 일본제58호 은행 등 3개의 은행건물이 남아 있다.
1897년 한국 최초로 조성된 서구식 공원인 자유공원에 올라가면 인천항이 한눈에 들어온다. 032-760-7552
▽더위를 씻으려면=놀이기구를 타는 것은 여행에서 빼놓을 수 없는 즐거움. 바닷가를 따라 카페와 공연장이 늘어선 월미도에는 바이킹 등을 타며 짜릿함을 만끽할 수 있는 ‘비치랜드’, ‘월미 놀이동산’, ‘마이랜드’ 등 놀이시설이 영업 중이다.
시원한 바닷바람을 맞으며 유람선을 타면 스트레스가 확 풀린다. 코스모스호(703명 승선)와 하모니호(530명 승선)가 1시간 간격으로 운항한다.
선착장을 출발해 영종대교까지 왕복하는데 1시간20분 정도 걸린다. 요금은 어른 1만3000원, 어린이 7000원. 032-764-1171
▽무엇을 먹을까=자장면은 인천이 원조라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
경인전철 인천역 맞은 편 북성동에 조성된 차이나타운에는 ‘자금성’과 ‘태화원’ 등 화교들이 운영하는 중국음식점 15곳이 몰려 있다. 자장면의 가격은 3000∼3500원으로 저렴하다.
인천차이나타운번영회 손덕준 회장(49)은 “중국 전통 춘장과 10가지가 넘는 야채가 들어가기 때문에 자장면의 맛이 다르다”며 “중국 특산품과 공예품 판매점 등을 천천히 구경하는 것도 차이나타운을 즐기는 방법”이라고 말했다.
황금천기자 kchw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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