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경철-김재준-김종면씨 고교생 위한 ‘언어 가이드’ 펴내

  • 입력 2004년 7월 9일 19시 18분


‘언어의 4중주’를 펴낸 김종면, 주경철, 김재준씨(왼쪽부터). 신광현 교수는 미국 출장으로 참석하지 못했다.-원대현기자
‘언어의 4중주’를 펴낸 김종면, 주경철, 김재준씨(왼쪽부터). 신광현 교수는 미국 출장으로 참석하지 못했다.-원대현기자
“대학수학능력시험에서 교수들이 측정하고 싶은 것은 ‘얼마만큼 아느냐’가 아니라 ‘주어진 정보를 갖고 어떻게 답을 만들어 내느냐’인데 학생들은 그걸 모르는 것 같아요.”

“상위 10%인 고등학생의 언어 수준은 전보다 상당히 떨어졌어요.”

“말과 글을 제대로 구사할 수 없는 것은 창조성의 위기이자 곧 민주주의의 위기죠.”

3년 전 이런 얘기가 오간 끝에 서울대 경제학과 79학번 동기 3명은 고등학생을 위한 책을 펴내기로 했다.

서울대 서양사학과의 주경철 교수(43), ‘그림과 그림값’ ‘문화경제학’의 저자로 널리 알려진 국민대 김재준 교수(43·경제학부), 그리고 1984년 토플 점수 만점과 거의 만점에 가까운 GRE 점수로 화제를 모았던 김종면 한국조세연구원 연구위원(42)이 바로 그들. 여기에 신광현 서울대 영문학과 교수도 합세해 최근 ‘언어의 4중주’(박영사)를 펴냈다.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언어’라는 테두리 안에서 4명이 ‘읽기와 토론’(주경철), ‘영어교실’(김종면), ‘생각하기’(김재준), ‘글짓기’(신광현) 등 자신 있는 ‘악기’들을 하나씩 맡았다.

김재준 교수는 “수험생용으로 쓰지는 않았지만 수능을 앞둔 학생들에게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영어교실’은 영어에 관심 있는 일반인들도 볼 만한 내용을 담았다. 영어의 달인인 김종면 연구위원이 말하는 영어 잘하는 비결은…? “철저히 ‘입만 살아야’ 한다”는 것.

네 사람이 ‘언어’에 주목한 이유는 “내가 쓰는 말과 글은 곧 ‘나’이므로 언어는 결국 삶의 목적이라고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젊은 세대들이 영화 등 영상 매체에 지나치게 의존하다 보면 자신의 경험과 생각을 스스로 되새길 수 있는 힘을 기를 수 없다는 것. 주 교수는 “대학 1학년 학생들을 가르치다 보면 자신의 생각이나 표현은 없고 남의 생각이나 표현만 인용하는 경우를 많이 본다”며 “가장 언어를 열심히 공부할 고등학생들의 사고력 향상을 위해 이 책을 썼다”고 말했다.

강수진기자 sjkang@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