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개교 예정으로 추진되고 있는 대구외국인학교를 둘러싸고 자치단체와 일부 교육단체가 논란을 벌이고 있다.
대구시는 최근 사업비 80억원을 들여 동구 봉무동 어패럴단지 내에 초중고교 과정 300명이 공부할 수 있는 외국인학교를 조성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시는 외국인학교 설립자에게 터를 무상 제공하는 한편 건축비 50%도 지원할 예정이다.
이처럼 파격적인 지원을 하는 것은 외국인학교를 외자 유치에 적극 활용하기 위해서다.
대구시 황경엽(黃景燁) 투자유치담당은 “대구뿐 아니라 울산, 포항, 구미, 경산, 경주 등 인근 도시에서 기업활동을 하는 외국인들을 위해서라도 외국인학교는 반드시 필요하다”며 “대구외국인학교는 지역의 외국인 기업인을 위한 거점 학교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시가 파악한 외국인 학생 수요는 대구 470명을 비롯해 울산 294명, 포항 100명, 경산 53명, 구미 50명, 경주 43명, 김천 24명 등이다.
대구시교육청도 외국인학교에 대해 긍정적인 입장이어서 2007년 3월 개교가 가능할 전망이다.
문제는 국내 학생들의 입학 여부. 입학생을 외국인으로 제한할지, 내국인 학생을 일정 비율로 뽑을지 여부는 설립자에 달려 있다.
인천의 송도 경제자유구역에 2008년 개교할 예정인 외국인학교에는 국내 학생이 정원의 40%까지 입학할 수 있다. 국내 학생 입학의 경우 해당국에서 거주한 기간이 5년 이상으로 제한돼 있지만 정부는 3년 이상으로 완화를 추진하고 있다.
이에 반해 전교조 등 교육단체들은 외국인학교에 내국인의 입학을 허용하고 학교운영의 수익금을 자국으로 보낼 수 있도록 하는 점 등은 ‘교육을 경제에 팔아먹는 행위’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전교조 대구지부 김태중(金泰中) 정책실장은 “대구외국인학교에 국내 학생이 한 명이라도 입학한다면 순수한 외국인학교로 인정할 수 없다”며 “외국인학교가 투자 유치에 얼마나 기여할 것인지 의문인데다 ‘귀족학교’가 돼 위화감을 조성할 우려가 높다”고 지적했다.
경기 수원과 서울 용산 등지에도 2006년 개교를 목표로 한 외국인학교가 잇따라 설립될 계획이다.
교육부에 따르면 올 1학기 현재 전국의 44개 외국인학교에 다니는 학생은 8900여명이며, 이 가운데 내국인은 922명(10.3%)이다.
외국인학교의 1년 수업료는 학교별로 다소 차이는 있으나 1500만∼2000만원 수준이다.
이권효기자 bori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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