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경기]우리동네가 최고/서구 가좌2동

  • 입력 2004년 7월 12일 20시 44분


《“요즘 손님이 없어 어려움이 많다면서요? 우리 동네 소식지에 가좌재래시장을 소개하는 기사를 쓰려고 왔습니다.”(소식지 편집위원)

“어휴 외환위기 때 보다 더 힘든 것 같아요. 대형 할인점도 장사가 잘 안된다는데 어떻게 먹고 살아야 할지 큰 걱정입니다.”(재래시장 상인)》

인천 서구 가좌2동 주민자치위원회는 석달에 한번씩 동네 소식지인 ‘가좌동 사람들’을 발간해 모든 가구에 나눠준다.

이 소식지에는 자치센터가 운영하는 각종 교양·취미강좌와 건강상식, 계절별로 여행하면 좋을 인천의 관광지 등 주민들의 생활에 도움이 되는 풍부한 정보가 실린다.

주부 등으로 구성된 7명의 편집위원이 어려운 이웃을 위해 선행을 베푸는 주민의 봉사활동이나 동네의 역사와 생태, 문화 등을 취재해 소개한다. 소식지를 발행하는데 드는 비용은 자치위원들이 내는 회비와 성금으로 충당한다.

“담장을 허문다니까 처음에는 ‘멀쩡한 데 왜 없애느냐’며 고개를 갸우뚱하는 주민들이 많았어요. 그러나 막상 경계를 구분하는 울타리가 없어지니까 주민들의 얼굴이 밝아지더군요.”

각 통 대표로 구성된 자치위원들은 올해 초 회의를 열어 ‘담장 허물기 사업’을 벌이기로 결정했다. 아파트단지 등에 설치된 흉물스런 콘크리트 담장을 허물고 대신 꽃과 나무 등을 심자고 한 것.

올해 5월 평소 주민들이 자주 찾는 자치센터를 둘러싸고 있는 담장이 가장 먼저 헐렸다. 이어 6월에는 진주아파트의 울타리를 없앴다. 담장이 있던 공간에 연산홍과 회양목 등 꽃나무를 심고 조경용 돌과 의자를 설치해 주민의 휴식장소로 바꿨다.

또 가좌초교 옆 자투리땅에는 개나리와 사철나무 등 700여그루를 심었고 일부 주민이 생활쓰레기를 내다버려 민원이 제기되던 성광빌라 옆 공터 등 4곳에 화단을 조성했다.

자치위원회는 주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자주 실시한다. 자치센터가 운영하는 교양강좌 등 새로운 사업에 착수하기 전에 반드시 주민의 의견을 듣는 것.

10월 자치센터 3층에 문을 열 예정인 ‘어린이를 위한 작은 도서관’도 초등학생과 학부모를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와 공청회에서 나타난 요구를 수렴해 설치하기로 했다.

주민들은 또 각종 사건 사고와 관련해 법률 상담을 받기 위해 변호사 사무실을 가지 않아도 된다. 이 동네에 살며 자치위원으로 활동하는 황찬욱 변호사가 매주 수요일 오후 7시 자치센터에서 무료 상담을 하고 있다.

또 안산한의원은 동네 노인을 위해 매주 목요일 오전 무료 한방진료를 한 뒤 점심식사로 따끈한 국수를 대접한다.

성일경 주민자치위원장(51)은 “10개 아파트단지와 단독주택 등에 5600가구의 주민이 살고 있는 단출한 주거지역”이라며 “아직까지 단란주점과 여관 등이 단 한곳도 들어서지 않는 등 도심 속의 때 묻지 않은 동네”라고 말했다.

황금천기자 kchw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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