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가 동아일보와 조선일보를 겨냥해 "저주의 굿판을 걷어치우라"고 원색적으로 비난한 데 이어, KBS의 한 간부가 자사 라디오 방송을 통해 또 다시 '굿판'을 언급, 논란이 일고 있다.
KBS 박동영(58) 해설위원실장은 12일 자신이 진행하는 KBS-1 라디오 '뉴스와 화제' 프로그램의 도입부 발언으로 "행정수도 건설 논란이 점차 핵심과 본질에서 벗어나고 있다"며 운을 뗐다.
그는 "수도권 과밀 억제와 국토의 균형 발전에 대한 적합한 이전 대상, 기간과 시기, 방법과 비용에 대한 논의는 뒷전으로 밀렸다"며 "행정수도 추진에 대한 이견을 정부 흔들기와 대통령 불신임, 밀리면 끝장이라는 제2의 탄핵 국면으로 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특히 부유층의 기득권 보호와 특정 신문의 사악한 저주로 극단적인 편가르기에 이르렀다"면서 "언론의 비판도 일관성이 없고 원칙에서 벗어나면 이미 정책 비판이 아니라 반정부 선동일 것"이라고 말했다.
박 실장은 또 "오늘 행정수도 특별법에 대한 헌법 소원과 추진위의 활동정지 가처분까지 가리면 사법부도 굿판에 끼어들게 된다"며 "여야 정치권과 학계, 시민단체 나름대로 국가 발전과 역할에 대한 전략이 다를 수 있지만 어떠한 전략도 병법에 어긋나서는 안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 실장은 이날 1분 20초가량 이같은 도입부 발언을 하고나서 비 피해 소식 등을 잠시 전한 뒤, KBS 정치부 기자와 함께 4분가량 행정수도 이전 논란에 관해 이야기를 나눴다.
박 실장이 진행하는 '뉴스와 화제'는 매주 월~토요일 아침 8시부터 35분간 방송되며, KBS 홈페이지엔 "제1 라디오의 간판 종합 뉴스 프로그램"으로 소개돼 있다.
아울러 "KBS의 해설위원과 객원 해설위원들이 핫 이슈가 되고 있는 사안들에 대해 깊이 있는 해설과 논평을 전달하는 대표적인 KBS의 라디오의 뉴스 프로그램"이라고도 소개돼 있다.
다음은 KBS 박동영 해설위원실장의 도입부 발언 전문이다.
행정수도 건설 논란이 점차 핵심과 본질에서 벗어나고 있습니다.
수도권 과밀 억제와 국토의 균형 발전에 대한 적합한 이전 대상, 기간과 시기, 방법과 비용에 대한 논의는 뒷전으로 밀렸습니다. 행정수도 추진에 대한 이견을 정부 흔들기와 대통령 불신임, 밀리면 끝장이라는 제2의 탄핵 국면으로 가고 있습니다.
특히 부유층의 기득권 보호와 특정 신문의 사악한 저주로 극단적인 편가르기에 이르렀습니다. 언론의 비판도 일관성이 없고 원칙에서 벗어나면은 이미 정책 비판이 아니라 반정부 선동일 것입니다. 오늘 행정수도 특별법에 대한 헌법 소원과 추진위의 활동정지 가처분까지 가리면 사법부도 굿판에 끼어들게 됩니다.
여야 정치권과 학계, 시민 단체 나름대로 국가 발전과 역할에 대한 전략이 다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어떠한 전략도 병법에 어긋나서는 안될 것입니다. 우리 사회가 추구하는 궁극적인 공통 목표와 가치입니다. 포용하고 더불어 살 수밖에 없는 다양성의 사회입니다. |
이재준 기자 zz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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