폰뱅킹으로 100억대 사설 경마…8개조직 33명 적발

  • 입력 2004년 7월 14일 18시 53분


경마장에 가지 않고 집이나 사무실 등에서 폰뱅킹이나 인터넷뱅킹을 이용해 계좌 이체하는 방식으로 100억원대의 사설경마를 한 신종 사설경마조직 8개파 33명이 검찰에 적발됐다.

수원지검 강력부(부장 박충근·朴忠根)는 군산 백학관파 두목 양모씨(42) 등 사설경마 총책 5명과 사설마권 구매를 알선한 민모씨(36) 등 중간알선책 11명, 이들로부터 사설마권을 구입해 경마도박을 한 박모씨(42) 등 마권구매자 2명 등 18명을 한국마사회법 위반 등 혐의로 구속기소했다고 14일 밝혔다.

검찰은 또 사설경마 참가자를 모집한 알선책 유모씨(31) 등 5명을 불구속 기소하고 수백억원의 사설경마를 운영한 총책 정모씨(35) 등 10명을 같은 혐의로 수배했다.

검찰에 따르면 양씨는 지난해 5월부터 12월까지 친인척 명의로 5개의 계좌를 개설한 뒤 중간알선책 등을 통해 모집한 경마도박꾼들로부터 폰뱅킹이나 인터넷뱅킹으로 마권구입대금을 우선 입금받은 뒤 경마 결과에 따라 배당금을 주는 방식으로 사설경마를 한 혐의다.

양씨는 이 같은 방법으로 총 90억원 상당을 입금받았으며 우승마를 맞히지 못한 경마도박꾼들에게는 베팅 금액의 20%를 되돌려준 것으로 밝혀졌다. 검찰은 “마사회가 경기당 베팅 상한액을 10만원으로 제한했지만 이들은 1회 수천만원까지도 베팅이 가능하게 했고 하루 동안 한 사람이 5000만원을 베팅한 경우도 있었다”고 밝혔다.

검찰 조사결과 이들은 우승마를 맞힐 경우 1회 배당금 상한액을 사설경마 조직별로 1억원에서 3억원까지로 제한해 자신들의 배당금 지급 부담을 낮추는 수법을 써서 수익을 올려온 것으로 밝혀졌다.

검찰은 이번에 적발된 8개 사설경마조직에 전북 군산과 익산, 경기 안양 등지의 5개 폭력조직이 가담한 사실을 확인해 사설경마 수익금 상당액이 폭력조직 운영자금으로 유입된 것으로 보고 이들 도박자금을 모두 회수할 방침이다.

수원=남경현기자 bibulu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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