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 29% 휴대전화 중독

  • 입력 2004년 7월 15일 14시 46분


청소년 10명 가운데 3명은 휴대전화가 없으면 불안감을 느끼는 '휴대전화 중독증세'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중독증세를 보이는 청소년은 휴대전화를 통해 하루 평균 30건이 넘는 문자메시지를 보내고 있으며 이 가운데 30% 가량은 잦은 문자메시지 전송으로 인해 어깨 및 손목통증을 호소했다.

이 같은 결과는 분당서울대병원 신경정신과 정동선(鄭動仙) 교수가 최근 경기 성남시 분당구 구미동 불곡고교 1학년 276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드러났다.

설문대상 학생 가운데 80명(29%)은 휴대전화가 없으면 불안감을 느낀다고 응답했다. 126명(45.7%)은 불안하지는 않지만 생활의 큰 불편을 느낀다고 답했다.

특히 절반이 넘는 160명의 학생이 휴대전화가 오랫동안 울리지 않으면 자신이 모르는 사이에 전화나 문자메시지가 왔을 것으로 착각한 경험이 있다고 말했다.

이들이 가장 많이 이용하는 휴대전화 기능은 통화(29명)보다는 문자메시지 전송(198명)이 훨씬 많았다.

36%에 이르는 99명은 하루 평균 30건이 넘는 문자전송을 하고 있으며 이 가운데 3명꼴로 어깨 및 손목 등에 통증을 느끼는 '문자메시지 통증(TMI·Text Message Injury)'을 겪은 것으로 나타났다.

문자메시지 통증은 작은 공간에서 쉴 새 없이 전화기 단추를 누름에 따라 혈액순환 장애가 발생해 나타나는 증세로 단순반복증후군의 일종이라고 정 교수는 설명했다.

또 34명(12.3%)은 오랜 시간 휴대전화 사용 후 벨이 울린 것으로 착각하는 환청현상을 경험한 적이 있으며 두통을 겪었다는 학생도 10명이 됐다.

정 교수는 "휴대전화가 없음으로써 불안감을 느낀다는 것은 곧 금단현상으로 볼 수 있다"며 "인터넷과 마찬가지로 휴대전화의 과다사용도 중독증세로 볼 수 있어 학교나 가정에서 올바른 휴대전화 사용습관을 교육해야 한다"고 말했다.

성남=이재명기자 egij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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