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언대]김농주/직업선택, 30년 후를 내다보자

  • 입력 2004년 7월 15일 18시 25분


“30년 후 당신의 커리어 목표는 무엇입니까?”

어떤 직업을 택해 어떤 직장에 취업할지를 놓고 고민하는 대학 졸업반 학생들에게 내가 자주 던지는 질문이다. 배우자를 결정할 때 평생을 같이할 것을 생각하듯 직업 선택도 인생 30년은 내다보고 선택해야 한다는 의미에서다.

대부분의 학생은 이 질문에 주춤거린다. “아직 생각을 못 해봐서…” “난해한 질문이라서…” “집에 가서 생각해 보겠습니다” 등의 소극적인 반응을 보인다. 자신 있게 “이것이다”고 대답하는 경우가 드물다.

인생은 항해와도 같다. 어떤 항로를 선택하느냐에 따라 과정과 결과가 크게 차이 난다. 비슷한 항로 같아 보여도 자세히 살펴보면 미세한 차이가 존재한다. 그 미세한 차이를 발견하는 순간 인생에 대한 자신감도 생긴다. 13만5000개가 넘는 세상 직업 중에 어느 분야로 항해할 것인가는 전적으로 자신의 선택에 달려 있다. 어떤 회사가, 어떤 직업이 돈도 많이 벌 수 있고 좋다는 주위의 얘기를 듣고 즉흥적으로 진로를 결정하면 나중에 실패하기 십상이다.

그렇게 신중한 선택을 강조하지만, 학생 중에서는 심지어 “현재는 현재고 미래는 미래일 뿐이죠”라고 말하는 경우도 있다. 이런 식으로 그저 당장 코앞의 현실에만 눈길을 주는 학생들이 점점 늘어나는 추세다. 하지만 의지를 갖고 세상에 임하는 것과 되는대로 살아가는 인생에는 큰 차이가 있다. 멀리 내다보고 오늘을 충실하게 채우고자 노력하는 인생과 오늘만 근시안적으로 바라보는 인생은 분명 다른 것이다.

미래를 내다보는 창문을 만드는 일은 희망을 만드는 일이다. 청년실업이 심각하다고 한다. 일자리 문제로 고민하는 젊은이들에게 ‘미래의 창문’을 만들 수 있는 지혜를 이야기해 주는 그런 노력이 사회 곳곳에서 이뤄져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

김농주 연세대 취업담당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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