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지하철 정기권 발매 첫날…경기-인천 곳곳 요금시비

  • 입력 2004년 7월 15일 18시 47분


서울 지하철을 이용할 수 있는 정기권이 발매된 첫날인 15일 서울시민들은 대체로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으나 발매 실적이 의외로 낮아 홍보가 미흡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그러나 인천 및 경기지역 주민들은 추가요금 문제로 지하철역 곳곳에서 실랑이를 벌이는 등 혜택이 서울에만 국한되는 데 강한 불만을 토로했다.

▽“정기권 발매 까다롭다”=이날 오전 지하철 2호선 삼성역 매표소.

한 승객이 정기권을 구입하겠다며 돈을 내자 역무원은 “어디에서 어디까지 출퇴근하느냐” “이름이 뭐냐”고 꼼꼼히 묻고 정기권에 이름을 적은 뒤에야 내놓았다.

역무원은 “지하철을 이용한 뒤 15분이 지나면 다시 사용할 수 있어 다른 사람에게 빌려줄 위험을 방지하기 위한 조치”라고 말했다.

▽“홍보부족”=서울지하철공사에 따르면 지하철 1∼4호선 하루 이용객은 약 400만명.

그러나 14일 오후부터 15일 정오까지 정기권을 구입한 사람은 3만3504명에 불과했다.

회사원 정선덕씨는 “어젯밤 뉴스를 보고 정기권이 나온다는 사실을 알았지만 티머니와 정기권을 어떻게 사용해야 유리한지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우리는 왜 차별하나”=인천 부평역에서 서울 양재역으로 출퇴근하는 조명천씨는 “서울시의 교통체계가 바뀐 뒤 가뜩이나 지하철요금이 오른 데다 인천시민에겐 정기권 혜택이 없어 분통이 터진다”고 말했다.

정기권을 구입한 일부 경기지역 승객들은 낭패를 보기도 했다.

정기권을 이용해 서울에서 경기도로 갈 경우 지하철 요금이 50%가량 비싸지기 때문.

지하철 2호선 선릉역에서 분당선 서현역까지의 요금은 1100원. 그러나 정기권을 이용할 경우 600원의 추가요금을 내야 한다.

이 때문에 경기지역 지하철역에서는 요금을 둘러싸고 종일 역무원과 승객 사이에 실랑이가 벌어졌다.

서현역 관계자는 “철도청에서는 원칙대로 추가 기본요금을 현금으로 받으라고 하지만 승객 입장에서 보면 어처구니없는 일 아니냐”며 “며칠 동안은 정기권을 이용한 승객을 그냥 내보낼 생각”이라고 말했다.

서울시내에서 한 달에 60회까지 사용할 수 있는 3만5200원짜리 정기권은 8월 1일 판매된다.

황태훈기자 beetlez@donga.com

인천=차준호기자 run-juno@donga.com

성남=이재명기자 egij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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