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금지급기 절도용의자 경찰 총탄에 맞아 숨져

  • 입력 2004년 7월 16일 19시 09분


최근 대전과 충남, 전북 등지의 대학 캠퍼스에서 발생한 현금자동지급기 연쇄 절도 사건의 용의자 가운데 1명이 경찰 검문에 불응하고 달아나다 경찰관이 쏜 총에 맞아 숨졌다.

16일 오전 10시16분경 대전 동구 용운동 주공아파트 인근 동부순환도로에서 대전동부경찰서 가양지구대 이모 경사 등 경찰관 2명은 검문 중인 매그너스 승용차가 달아나자 차량을 향해 3·8구경 권총으로 공포탄 2발과 실탄 5발을 발사했다.

이 차량은 19분 뒤인 10시35분경 총격 현장에서 3km가량 떨어진 H가든 주변에서 주민의 신고로 발견됐고 이 차량 운전석에는 20대 남자가 총상을 입은 채 숨져 있었다. 이 남자는 전북 군산시에 사는 고모씨(26)로 확인됐다.

경찰은 조수석에 있던 20대 남자가 H가든 주변에 차를 세운 뒤 “차 안에 다친 사람이 있으니 119에 신고해 달라”고 부탁한 뒤 야산으로 달아났다는 주민들의 말에 따라 야산에 대해 수색작업을 벌였다.

주민들은 이 남자가 180cm가량의 키에 호리호리한 체격으로 검은 야구모자와 마스크를 착용했으며 회색 티셔츠를 입고 있었다고 전했다.

경찰 조사결과 이들이 쏜 총알 가운데 1발이 트렁크 오른쪽과 뒤편 오른쪽 창문을 뚫고 들어가 고씨의 왼쪽 어깨를 관통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대해 경찰은 “검문에 불응한 채 달아나 타이어를 펑크 내 차량을 세우려 했을 뿐 용의자를 겨냥하지는 않았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차량이 단순 절도 사건으로 수배됐고 △용의자들이 흉기를 휘두르지도 않았으며 △대낮에 경찰과 용의자의 인원이 각각 2 대 2인 상황에서 과잉 대응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경찰은 이 경사 등의 총기 사용이 적절했는지에 대해 조사를 벌이고 있다. 용의 차량은 14일 오전 영상정보대에서 발생한 현금지급기 털이 사건에 사용된 차량으로 지목돼 수배됐다. 이 차량은 2일 전북 익산시의 한 중고차 매매점포에서 도난당한 것으로 확인됐다.

대전=지명훈기자 mhj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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