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이사람/‘이것이 일본이다’ 펴낸 이정희교수

  • 입력 2004년 7월 16일 20시 00분


한국과 일본은 국가 관계뿐 아니라 지역끼리도 중요하다.

경북 구미공단에 최근 대규모 투자를 하는 외국기업은 도레이 아사히글라스 등 주로 일본기업이다.

일제 강점기, 반일감정, 주요 투자유치국, 배용준 신드롬….

‘일본’하면 떠오르는 여러 가지 복잡한 느낌들을 어떻게 이해하면서 받아들여야 할까.

일본의 교토소세대학 경영정보학부에서 아시아경제론을 가르치고 있는 이정희(李正熙·36) 교수가 최근 펴낸 ‘이것이 일본이다’(백산서당 간)는 이런 측면에서 상당한 도움을 줄 수 있는 책이다.

304쪽 분량의 이 책은 일본의 다양한 모습을 한국과 대비하면서 분석한 것이다.

이 교수는 16일 본보 기자와의 e메일 인터뷰에서 “일본이 10년 간 장기불황을 겪으면서도 주저앉지 않고 서서히 일어서는 것은 일본사회를 지탱하는 저력 때문”이라며 “한국과 일본은 서로 뗄 수 없는 관계이므로 일본에 대한 다양한 이해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경북대를 졸업하고 1997년부터 3년 동안 영남일보에서 기자로 활동했던 그는 2000년부터 이 대학에 근무하고 있다.

그는 1996년 대구 곽병원 곽동협 원장 등과 함께 ‘정신대 할머니와 함께 하는 시민모임’을 만들기도 했다. 이 모임은 지금도 이어져 정신대 문제에 관한 한 국내 대표적인 단체로 자리 잡았다.

“일제강점기가 36년 간 계속됐지만 우리가 일본을 너무 모르는 게 아닌가 싶어요. 일본을 냉정하게 분석해 우리에게 유리한 쪽으로 활용하기보다 반일감정에 묻혀 일본을 너무 좁게 바라보는 것 같습니다.”

그는 “일본의 지식층에는 이토 히로부미를 저격한 안중근 의사를 존경하는 분위기가 강하다”며 “이는 안 의사가 동북아의 평화를 위해 이토를 저격할 수밖에 없었던 큰 뜻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돼 있기 때문”이라고 풀이했다.

그는 또 “일본보다 경제력이 약한 한국이 일본을 이겨내려면 일본을 끌어안는 자세로 동북아 주역을 꿈꿔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를 실천하기 위해 일본시민과 교토(京都)에 유학 중인 외국인이 참여하는 ‘동북아시아포럼’을 3년 전에 만들었으며, 대구에도 같은 성격의 모임을 만들 계획이다.

해마다 방학 때면 일본 대학생을 데리고 한국을 찾는 그는 다음달 초 일본 대학생 5명과 함께 대구와 경북지역을 다닐 예정이다.

이 교수는 “지난해 경북대 근처 정부간행물 전문서점에 들렀더니 주인이 ‘일본인이 대구와 경북지역 관련 자료를 잔뜩 구해갔다’고 말했다”며 “일본인이 한국을 알기 위해 얼마나 치밀하게 노력하는지를 보여주는 구체적 사례”라고 밝혔다.

이권효기자 bori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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