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교도소 담당의사가 쓴 게시물 전문

  • 입력 2004년 7월 16일 20시 51분


점점 우울해지고 있습니다. 정말로 말도 안되는 월요일에 큰일이 생겼지요.. 그리고 지금은 목요일.. 아무 일도 일어 나지 않는군요.. 한 사람이 죽어가고 있는데(솔직히 이 부분에 대해서는 말이 많죠.. 뇌사다 식물인간이다..) 모가 문제기에 이렇게 다들 침묵하고 있는지.. 솔직히 4개월밖에 일하지 않았기에 교도소내 공무원들이 어떤대우를 받고 있는지 잘 모르겠습니다.

그렇지만 기본적인 교육을 받은 사람으로서 무엇이 옳고 그른지는 판단할 수 있다라고 생각을 합니다. 대한민국의 똑똑한 사람도 아니고 아주 평범하고 상식적인 사람들이 여기에 들어와서 글을 읽는다고 생각을 하기에 글을 올리네요

한번 생각해 봤으면 좋겠습니다. 한 가정의 가장이 아침에 가족들과 인사를 하고서 출근을 하였습니다. 어쩌면 월급날이 다음주로 다가오기에 아니면 카드 결제일들이 다가 오기에 이런저런 생각들을 하면서 가족들과 인사를 하면서 나왔겠지요. 집에 있던 자녀들은 학교에 갔을거고, 가장의 아내는 아침을 먹은 것을 설겆이를 하고 쉬면서 tv를 보고 있었을 지도 모릅니다. 또 퇴근후 돌아오는 가장을 위해서 맛있고 영양가 높은 반찬을 만들기 위해서 시장에 가서 장을 보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왜 이렇게 행동할 수 있었을까요? 이러한 행동 밑에는 적어도 가장의 직장에 대한 신뢰가 있지 않았을까요? 비록 교도소라 불리우는 곳이지만 안전한 곳이리라 생각을 하지 않았겠습니까?.. 그런데 여기서 말도 안되는 일이 터지고 맙니다.

또 한 의사가 있습니다. 학교를 졸업하구 자기가 가진 꿈을 이루기 위해서 군대를 빨리 해결하는 것이 필요한 것을 알고서 입대를 했고.. 공중보건의사가 되어서 대전교도소에 오게 되었습니다.

일이 무척 힘들것이라는 이야기를 듣기도 했지만 어차피 사람 살아가는 곳이고 여러 정복직원들이 계시기에 안전하단 생각을 가지면서 근무하고 있었습니다. 월요일도 직원분들 덕분에 편안하게 순회진료를 마치고서 의무과로 돌아왔습니다. 여기까지는 평안한 월요일이었지요.

그런데 갑자기 창밖 저쪽에서 시끄러운 소리들이 들립니다. 무슨 일인지 알수가 없었지요. 그런데 갑자기 기동대 직원한분과 재소자가 한 정복직원을 업고서 의무과로 달려왔습니다. 머리가 찢어져 있기에 단순히 머리에 모가 부딪혔던가 생각을 했지요.

이따가 머리를 꼬매야 하겠군.. 쩝.. 잘 할 수 있을까란 생각을 했지요. 또한 막 순회진료를 마치고서 돌아온 것이기에 가만히 있었지요. 그런데 다른 의사분이 보시면서 갑자기 놀래시면서 빨리 외부병원으로 호송을 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갑자기 다리가 굳어버렸습니다.

이게 무슨 일이 생긴것인지 알 수가 없습니다. 다른 의사분들과 직원들이 빨리 침대에 옮기면서 밖으로 옮기기 시작합니다. 아직 정신을 차리지 못한 공중보건의는 여전히 서서 있습니다. 그리고 다시 정신이 들어서 침대가 있는 정문쪽으로 가기 시작합니다.

도대체 무슨 일이 있는 것인지? 재소자들이 수근수근 거리고 있으며 업고 왔던 재소자는 울고 있습니다. 도대체 무슨 일이 생긴것인가.. 그리고 환자가 있는 곳에 도착했습니다. 그리고 환자를 옮길 차가 오고 거기에 타게 되었습니다.

응급상황이기에 심폐소생술을 해야 만합니다. 턱을 당기면서 기도 확보를 하려 합니다. 입안에 피가 가득하기에 기도 확보가 너무나 힘이 듭니다. 맥박이 뛰는지 확인합니다. 아직은 뛰고 있는거 같습니다. 그렇지만 너무나 참혹합니다. 빨리 병원에 도착했으면이란 생각만이 가득합니다.

어느 순간 맥박이 뛰고 있지 않습니다. 심장이 있는 가슴부위를 누르기 시작합니다. 이제부터는 다른 생각이 없습니다. 빨리 병원에 도착해야 한다.. 그동안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이것과 기도밖에 없단 생각이 듭니다. 기도하면서 계속 심장맛사지를 했지요

그리고 병원에 도착했습니다. 의사들이 나오고 환자를 응급치료실로 옮기고 의사들이 기도 확보를 위해서 관을 기도에 넣기 위해서 피를 흡입하고 정신이 없습니다. 하시는 말씀들이 목에 있는 뼈나 연골들이 다 망가져서 너무나 힘들다라고 이야기를 하는 것을 들었습니다.. 이 의사는 자기 자신의 무기력함으로 인하여 망연자실하고 있습니다.

무슨일이 있었던 걸까요? 대통령 직속의 인권위원회에서 인권을 지키기 위해서 열심히 노력하는 나라인데.. (한사람의 인권이 아니라 아니.. 사람이 살아야 인권이 있는거 아닙니까?) 한 사람의 생명이 꺼져가고 있는 순간이란 것을 누구나 알 수 있었을것입니다.

나중에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cctv로 보신 직원분께서 하시는 말씀을 얼핏 들을 수 있었지요. 쇠파이프로 계속 때렸다고.(이렇게 밖에 말하지 못하겠군요.. )

참 어이없는 일입니다. 여기서 근무하는 이유는 단순합니다. 다른 것이 아닌 재소자들의 인권을 위해서 일하는 것입니다. 인권이 너무나 소중한 것이기에 그리고 무엇보다 사람으로서 치료 받을 권리가 있는 것이기에 여기서 일하고 있는 것이겠지요. 재소자들의 인권 참 소중하지요.. 그래서 무슨 일들이 생기면 뉴스나 신문에서 난리가 나는 것이겠지요.

그런데 참 이상하지요. 죄를 지은 재소자들의 권리도 참 소중한데. 한 선량한 시민이자 가장이 죽어가는데 너무나 침묵하고 있네요.. 무슨 일이 일어나긴 한겁니까? 아마 헛것을 본건가요?

아니면, 너무나 많은 조폭영화에 익숙해져 있기에 사람이 쇠파이프에 아무리 맞더라도 병원에가서 링거 맞으면서 기브스를 하면 다 좋아질거라고 생각을 하기에 가만히 있는 것인가요? 아니면 좋은게 좋은거기에 어차피 이런식으로 이슈화 되는 것은 가족을 두번죽이는 것이라 생각을 하기에 그냥 조용히 있자라는 식으로 있는것인지..

재소자, 교도관 다들 소중한 사람들입니다. 그렇지만 교도소내에서 재소자의 목숨은 금값이란 생각이 들고 교도관의 목숨은 그렇지 않은거 같다라는 생각이 듭니다. 아마 지금 일들이 진행되고 있는 상황들이 그렇게 보이는것이 사실이니까요..

ps)동생보고 공무원하란 이야기를 했습니다. 정말로 좋은거 같다구.. 쩝.. 하지만 이제 말을 바꿔야 할듯싶습니다. 절대로 교정직 공무원은 하지 말라구.. 제 동생 역시 바른 생활 사나인데.. 규정대로 하면 쩝.. 혹시 그런일 당할지 누가 압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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