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인 유영철 어머니 "나도 죄인…무슨 할말 있겠나"

  • 입력 2004년 7월 19일 06시 4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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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식 잃어버린 부모 마음은 다 똑같지요. 내 딸이 죽었다면 가만히 있겠습니까. 내가 자식 앞에서 죽어야 하는데, 생목숨 끊기가 쉽지 않아서….”

18일 오후 10시반경 연쇄살인범 유영철씨의 어머니 A씨(62)는 집 앞에서 기자와 만나 “나는 죄인”이라며 “무슨 할 말이 있겠느냐”는 말을 힘없이 되풀이했다.

그는 “처음 경찰로부터 아들 소식을 전해 들었을 때는 지어낸 얘긴 줄 알았다”고 말했다. “모자란 아이라 마구 지어냈을 줄 알았다”는 것. 하지만 시신을 발굴했다는 말을 듣고는 그 자리에서 푹 쓰러졌다는 것.

그는 “한두 명도 아니고 그렇게 여러 명을 죽였다니 믿을 수 없다”며 “딸도 매우 충격을 받아 쓰러진 상태”라고 말했다.

“제 정신 갖고 그런 짓을 하겠습니까. 어릴 때는 참 착했는데 만화책을 좋아하다가 소년원 감방 들락거리더니 점점 나쁜 짓을 하기 시작했어요. 자기 자식이나 남의 자식이나 똑같은데 이혼하고 큰 충격을 받아 그런 겁니다.”

그는 “15일 아들을 만났는데 ‘나는 이제 갑니다. 죽습니다’고 하더라”면서 “아무 할 말이 없어 울기만 했다”고 털어놓았다.

A씨는 평소 아들과는 사이가 좋은 편이었지만 오피스텔에 자주 갔었다는 아들의 말은 사실이 아니라고 했다. A씨는 아버지와 형이 간질로 목숨을 잃었다고 진술한 것도 사실과 다르다고 말했다.

전지원기자 podrag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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