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란직후 사망률 급격하게 증가”…연세대의대 연구결과

  • 입력 2004년 7월 19일 18시 55분


경제가 어려워지면 사망자도 늘어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연세대 의대 예방의학과 김한중(金漢中) 남정모(南定模) 교수팀은 외환위기 직후인 1998∼99년 사망자 수를 조사한 결과 당초 예상치보다 10만명당 최고 18.2명이 더 사망했다고 19일 밝혔다.

이번 연구결과는 최근 국제역학저널에 게재돼 주목을 받았다.

연구팀은 외환위기 전인 95∼97년의 사망률을 토대로 98년과 99년의 예상 사망자 수를 추정했으며 이를 실제 사망자 수와 비교한 결과 98년에는 10만명당 4.6명이, 99년에는 18.2명이 더 사망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만성질환 사망자가 급증했다.

반면 자살은 외환위기 직후 급증했다가 1년 만에 다시 눈에 띄게 줄었다. 98년 10만명당 초과 사망자는 5.1명. 그러나 99년에 0.5명으로 급격하게 줄었다.

연구팀은 경제위기 직후 대규모 실직 부도 등의 사태로 충격을 받은 사람들이 자살을 택한 것으로 보고 있다.

연구팀은 또 만성질환 사망자가 지속적으로 증가한 것에 대해서는 스트레스 등으로 병을 새로 얻었거나 악화돼 사망에 이른 것으로 추정했다.

남 교수는 “이번 연구는 경제 위기와 사망률의 상관관계를 통계적으로 입증했다는 데 의의가 있다”며 “경제위기에 정치 사회적 혼란이 겹쳐 있는 현재의 상황은 당시와 비슷한 점이 많아 종합적인 대책이 요구된다”고 말했다.

김상훈 core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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