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부산해경과 부산항관제소에 따르면 이달 들어 모두 7건의 크고 작은 선박충돌 사고가 발생했다.
16일 오후 4시반경 부산 해운대해수욕장 남동쪽 5km 해상에서 부산 선적 유조선 15선양호(696t)와 중국 선적 화학물질 운반선 201유에유호(1595t)가 충돌해 자칫 대형 사고로 이어질 뻔했다. 유조선에 실려 있던 휘발유 2000t과 연료유 22t이 유출됐을 경우 인근 해운대와 광안리 해수욕장을 비롯해 양식장이 큰 피해를 입을 상황이었다.
앞서 8일 오전 5시20분경 부산 태종대 남서쪽 50km 해상에서 한국선적 화물선 오키드씨호(7170t)와 몽골선적 화물선 씬완다호(1305t)가 충돌했고 6일에도 유조선과 화물선이 충돌했다.
이들 사고 대부분이 태풍으로 인한 천재지변이 아니라 짙은 안개로 시계가 불량한 상태에서 선박과 부산항관제소의 부주의로 발생한 인재로 드러나고 있다.
관련기관에 따르면 선박들은 입·출항할 때 무전으로 항만관제소의 주의사항을 듣고 관제소의 지시에 따라야 하지만 상당수 선박들이 이를 소홀히 하고 있다.
실제로 관제소는 7일 발생한 초대형화물선 칭다오호와 현대하모니호의 충돌사고를 감지하고 칭다오호와 무전을 시도했지만 통신이 이뤄지지 않아 결국 사고로 이어졌다.
여기에다 태풍 때만 되면 입출항 선박이 증가하면서 관제실의 업무폭주로 부산항 부근에서 운항하고 있는 선박들에 대한 감시가 느슨해지는 탓도 있다.
이달 초부터 충돌사고가 계속 발생해 여러 번 문제점이 지적됐는데도 16일에 또다시 선박이 충돌해 관제실은 업무소홀이라는 비난을 면하기 어렵게 됐다. 항만 관계기관들은 “부산항으로 오가는 선박들에 대한 통제를 강화하고 관제실의 인력보강과 운영체계를 강화하는 등 근원적인 개선이 이뤄져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석동빈기자 mobidi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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