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5일제 시대 학습지도…“아빠, TV끄고 문제풀이 도와주세요”

  • 입력 2004년 7월 21일 17시 52분


주5일제로 자녀를 지도할 시간이 많아진 부모들은 TV 시청 등 자녀의 생활습관부터 차근차근 고쳐나가는 것이 좋다. TV를 안보는 부부가 딸과 함께 시사문제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 동아일보 자료사진
주5일제로 자녀를 지도할 시간이 많아진 부모들은 TV 시청 등 자녀의 생활습관부터 차근차근 고쳐나가는 것이 좋다. TV를 안보는 부부가 딸과 함께 시사문제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 동아일보 자료사진
《맞벌이 부부인 김모씨(46)와 안모씨(45·여)는 7월 1일부터 주5일 근무가 시작돼 주말에 아이들과 함께 보내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걱정이 한 가지 늘었다. 중학교 2학년 아들과 초등학교 6학년 딸이 주말이면 하루 종일 서로 컴퓨터를 차지하겠다고 다투거나 TV 채널을 놓고 티격태격하는 것이었다. 일요일 밤이 되어서야 숙제를 챙기느라 분주한 아이들을 보고 ‘뭔가 잘못됐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던 것. 이들 부부는 그동안 주말에는 주중에 쌓인 피로를 푸느라 아이들의 학습태도에 관심을 기울일 여유가 없었다. 그러다가 주5일 근무로 주말이 다소 한가해지고 아이들과 보내는 시간이 늘면서 자녀들의 문제점이 눈에 띄기 시작했다.》

김씨 부부처럼 주5일 근무로 주말에 자녀와 함께 지내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자녀의 학습에 대해 더욱 관심을 갖게 되는 학부모가 늘고 있다.

중앙교육연구소 이승수 학습컨설턴트는 “주5일 근무제가 도입된 7월 들어 주말에 자녀의 학습을 어떻게 도울 수 있는지에 대해 문의를 해오는 학부모들이 부쩍 늘었다”고 말했다.

에듀토피아중앙교육의 도움으로 주말에 자녀의 학습능률을 높이기 위해 학부모가 해야 할 것과 하지 말아야 할 것 등을 살펴보자.

▽자녀와 함께 다양한 활동을=가능한 한 주말에는 노는 시간과 공부하는 시간을 확실히 구분해야 한다. 단 한 시간이라도 공부는 평소 꾸준히 해야 한다는 것을 인식시켜줄 필요가 있다.

단, 주말에는 평상시보다 색다르고 재미있게 공부할 수 있는 방법을 생각해 보자. 신문의 사설이나 주중에 읽었던 책의 내용에 대해 자녀와 이야기를 나누거나 교과서에 나오는 활동부분을 함께 해보도록 한다. 사회교과에 나오는 지역을 탐방하거나 집에서 할 수 있는 과학교과실험 활동을 하는 것도 좋다.

▽취미활동을 찾아야=하루 종일 TV나 컴퓨터에만 매달리게 해서는 안 된다. 자녀와 함께 TV 시청 지침을 정하고 몇 개 프로그램 이외에는 보지 않아야 한다. 자녀와 함께 시청한 프로그램에 대해 토론하면서 비판능력을 키워줄 수도 있다. 컴퓨터 게임도 정해진 시간에만 하도록 지도해야 한다. TV 시청이나 컴퓨터 게임을 대신할 수 있는 취미활동이나 운동을 찾아 관심을 돌려주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계획은 장기적으로=주말은 취약 과목을 집중적으로 보완하는 기회가 될 수 있다. 학업능력이 떨어지는 학생들은 그 때문에 부모와의 갈등이 커지고 자신감도 낮은 경우가 많다. 따라서 자녀가 학년에 비해 학업수준이 낮은 경우에는 단기간에 성적을 끌어올리려 하지 말고 먼저 현재 학생의 학업수준을 객관적으로 파악해야 한다.

그 다음에 자녀의 수준에 맞는 교재를 선택해 주말 연휴를 활용하여 학습하도록 지도해야 한다. 또 한 주에 할 수 있는 분량을 정하고 현재 학년수준에 이르는 데 필요한 시간을 계산해 장기적인 계획 아래 부족한 과목에 대한 학습을 꾸준히 하도록 해 보자.

▽자녀의 적성을 고려해야=학습 능률이 오르기 위해서는 학생이 공부를 왜 하는지에 대해 명확히 알고 있어야 한다. 미래의 자신의 모습에 대한 구체적인 그림을 그릴 수 없다면 왜 공부를 해야 하는지 모르는 것은 당연하다. 이런 경우에는 부모가 적극적인 대화를 통해 아이가 어떤 분야에 관심이 있는지를 찾아내 학습 동기를 마련해 주는 것이 좋다.

학업능력은 높지 않지만 예술 등 다른 분야에 소질이 있는 학생이라면 부모가 이런 재능을 일찍 발견해 소질을 계발해 주는 것이 바람직하다.

▽자녀의 의견 존중이 중요=학부모 장모씨(40)는 초등학교 3, 4학년인 두 딸과 함께 주말을 효율적으로 보내고 싶었다. 장씨는 인터넷에서 재미있고 유익해 보이는 프로그램을 찾아내 아이들에게 함께 가자고 권했지만 반응이 냉담했다.

부모들은 장씨처럼 자녀에게 해주고 싶은 것이 많다. 다양한 체험학습을 시켜주고 싶고 부족한 공부를 보충해줄 수 있는 기관을 찾아보려 한다.

그러나 부모로서 자녀에게 뭔가를 꼭 해줘야 한다는 부담감은 자칫 자녀의 의사를 무시하고 부모의 독단적인 계획으로 연결될 가능성이 높다. 실제 부모의 일방적인 결정에 의해 집단 활동에 참여하는 학생들은 적극적으로 참여하지 않고 방관적인 자세로 시간만 보내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집단 활동에 참여하기 전에는 먼저 프로그램의 참여 목적과 이유에 대해 자녀와 충분히 상의하여 자녀의 의견을 존중해 줘야 한다. 그리고 주말 연휴가 시작되기 전 자녀에게 연휴를 어떻게 보낼지에 대해 먼저 계획을 세워 보도록 하고 참여하고 싶은 프로그램도 직접 찾아보도록 해야 한다.

주말 자녀 공부지도 10계명
○1 자녀와 심리적 거리를 두고 태도를 관찰해라.
○2 TV 시청 계획을 세우되, 가족 모두가 지켜라.
○3 컴퓨터 게임은 하루 2시간을 넘지 않도록 해라.
○4 계획대로 실천한 행동에 대해 칭찬과 보상을 아끼지 말라.
○5 주말여행은 학습(문학 작품, 사회 교과)과 관련된 여행지를 선택하라.
○6 야외 집단 활동은 자녀와 상의한 후에 결정하라.
○7 취약 과목은 장기적인 계획을 세워 지도하라.
○8 취미활동은 흥미를 보이는 것을 선택하라.
○9 일상생활에 대한 대화를 많이 나눠라.
○10 부모가 다 해줘야 한다는 부담에서 벗어나라.

자녀 학습태도에 대한 학부모의 불만유형
유형불만 내용
게임, TV청취 과다주말 내내 게임만 하고 있는 걸 보면 속이 터져요.
게임은 밤새 하면서 책상에 앉으면 10분도 안 돼 졸고 있어요.
TV 시간표를 외우고 있는 아이를 보면 한숨이 나와요.
시간계획 부재일요일에는 점심때나 돼야 일어나요.
일요일 저녁이 돼서나 허둥지둥 숙제를 하려고 해요.
진로 진학 고민아이에게 특별한 취미가 없다는 게 걱정스러워요.
아직 진로에 대해 생각하고 있지 않은 거 같아요.
공부에 취미가 없는 거 같아 특기와 적성을 살려주고 싶지만 의욕을 보이지 않네요.
교육 프로그램주말을 이용해 좋은 프로그램에 참가시키고 싶은데 어떤 프로그램이 좋은지 모르겠어요.
학원주말 보충학습을 위해 학원에 보내야 할지, 집에서 공부를 시켜야 할지 모르겠어요.
에듀토피아중앙교육에 접수된 학부모 상담 사례를 중심으로 작성.

홍성철기자 sungchu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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