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 노사 평행선 파업 장기화 가능성…일부구간 혼잡 빚어

  • 입력 2004년 7월 21일 19시 20분


軍장병 투입지하철 파업 첫날인 21일 서울 지하철 2호선 신도림역에서 파업 노조원들을 대신해 긴급 투입된 군 장병이 기관사와 동승해 시민들의 안전을 살피고 있다. 이날 서울 등 4대 도시에서 지하철 노조가 파업에 들어갔으나 지하철이 정상 운행돼 시민 불편은 크지 않았다. 김미옥기자
軍장병 투입
지하철 파업 첫날인 21일 서울 지하철 2호선 신도림역에서 파업 노조원들을 대신해 긴급 투입된 군 장병이 기관사와 동승해 시민들의 안전을 살피고 있다. 이날 서울 등 4대 도시에서 지하철 노조가 파업에 들어갔으나 지하철이 정상 운행돼 시민 불편은 크지 않았다. 김미옥기자
서울 부산 인천 대구 등 4대 도시의 지하철 노조가 21일 오전 4시를 기해 파업에 돌입했으나 각 지방자치단체가 비상수송체제를 가동해 지하철 운행은 정상적으로 이뤄졌다.

그러나 일부 지역에서는 지하철 운행 간격이 늘어난 데다 안내방송이 제대로 나오지 않아 출퇴근길 시민들이 다소 불편을 겪기도 했다.

서울지하철공사는 이날 인사위원회를 열고 허섭 위원장 등 노조 간부 25명을 직위해제하는 한편 이들을 관련법 위반과 업무방해 혐의로 경찰에 고소했다. 또 검찰은 이번 지하철 파업을 불법으로 규정하고 서울과 인천의 3개 지하철노조 지도부에 대해 체포영장을 청구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명박(李明博) 서울시장은 이날 성명을 내고 “서울지하철은 지난해 6230억원의 적자를 내는 등 경영상태가 악화돼 (노조의 파업이 계속된다면) 국민 모두에게 큰 부담으로 돌아갈 것”이라며 노조의 업무 복귀를 촉구했다.

▽“큰 불편 없었다”=파업 첫날인 이날 서울과 인천 지하철은 평소와 다름없이 정상적으로 운행됐다.

서울시는 “비상인력이 투입된 데다 노조원 1만5000여명 중 50%가량이 업무에 복귀해 당분간 정상운행에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하지만 일부 구간에서는 인력 부족으로 안내방송을 제대로 못하는 등 일부 문제점도 드러났다.

부산지하철도 비상인력 투입으로 정상 운행됐으나 노인 우대승차권 판매가 지연되는 등 일부 업무가 차질을 빚었다.

대구의 경우 지하철 수송분담률이 4.3%로 낮은 데다 파업 소식이 미리 알려져 시민들이 그다지 큰 교통 불편을 겪진 않았다.

▽노사 협상 지지부진=서울지하철공사(1∼4호선)와 도시철도공사(5∼8호선) 노조는 이날 사측에 실무교섭을 요청했으나 사측은 이를 거부했다.

부산과 인천지하철 노사도 이날 오후 협상을 재개했으나 진전이 없었고, 대구지하철은 노사협상이 진행되지 않았다.

서울지하철공사 주시환 홍보실장은 “노조가 교섭을 요구해도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라며 “우선적으로 불법 파업을 철회하고 현장에 복귀해야 한다”고 말했다.

공사측은 일단 현재 인력으로 주5일 근무제를 운영하고 노사가 공동으로 용역을 의뢰해 11월까지 인력충원 문제를 해결하자는 입장이다.

그러나 5개 지하철 노조의 연대인 궤도연대 나상필 대변인은 “사측이 인력 충원을 할 수 없다는 것은 주5일 근무제를 하지 말라는 얘기나 마찬가지”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황태훈기자 beetlez@donga.com

부산=조용휘기자 silent@donga.com

대구=정용균기자 cavati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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