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담]25t 트럭 몰고 한밤 ‘광란의 질주’

  • 입력 2004년 7월 21일 19시 20분


술에 취해 순찰차를 들이받고 도주한 뒤 경기 광주시와 서울 등에서 2시간 동안 ‘광란의 질주’를 벌인 이모씨(40)가 경찰에 붙잡혔다.

경찰은 이씨의 차량을 향해 실탄 9발과 공포탄 3발을 쐈지만 도주를 막지 못했다.

21일 오전 1시20분경 광주시 장지동 D물류 숙소에서 이 회사 직원 이씨가 난동을 부린다는 신고가 경찰에 접수됐다.

전날 회식 도중 회사 사장과 말다툼을 벌인 것에 앙심을 품은 이씨는 지게차로 숙소를 들이받고 이를 말리는 직장 동료에게 흉기를 휘둘렀다.

광주경찰서 경안지구대 소속 장모 경사 등 경찰 2명이 출동하자 이씨는 25t 트럭을 몰고 경기 이천 방면으로 달아났다.

1시간가량 도주극을 벌인 이씨는 오전 2시35분경 광주시 역동 Y주유소 앞에서 U턴을 하다 가드레일을 들이박고 멈춰 섰다.

장 경사 등은 순찰차로 도로를 가로막고 이씨를 검거하려 했으나 이씨는 차량을 몰아 순찰차를 들이받은 뒤 다시 달아났다. 1주일 전에 지급받은 순찰차는 이 때문에 폐차됐다.

경찰은 실탄과 공포탄을 쏘며 추격했으나 이씨의 질주는 계속됐다.

경기 용인시 모현면의 한 주유소에서 기름을 넣은 이씨는 이번에는 영동고속도로와 경부고속도로를 타고 서울 방면으로 도주했다.

경부고속도로와 한남대교, 올림픽대로 등을 오가며 도주극을 벌인 이씨는 결국 오전 3시40분경 올림픽대로 김포공항 방면 여의2교 밑에서 정체된 차량에 막혀 뒤쫓아 온 경찰에 붙잡혔다. 이날 한밤의 추격전에는 모두 8대의 순찰차가 동원됐다. 검거 당시 이씨의 혈중 알코올 농도는 0.116%였다.

경찰은 이날 이씨에 대해 특수공무집행방해 등의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광주(경기)=이재명기자 egij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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