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포항에서 열리고 있는 제35회 국제물리올림피아드에 아프리카에서는 유일하게 참가한 나이지리아 고교생 고지 디케(17·여·오웨리 연방 여자 칼리지 고교과정)와 요미 아데우시(17·라고스 크라이스랜드 칼리지 고교과정).
다른 참가국 학생들은 불볕더위에 숨을 헐떡이는데도 이들은 “한국의 여름이 나이지리아의 평상시와 비슷해 쾌적하다”며 밝은 표정을 지었다.
대회는 15일부터 시작했지만 디케양과 아데우시군은 17일에서야 포항에 도착했다. 비행기를 5번 갈아타면서 두바이와 상하이를 거쳐 지구를 반 바퀴 돌아 이틀 만에 힘겹게 왔다.
이들은 2002년 월드컵 이전에는 한국에 대해 전혀 몰랐지만 월드컵을 계기로 호기심이 생겼다고 한다.
디케양은 “나이지리아는 아프리카의 축구 강국”이라며 “텔레비전에서 본 홍명보 선수와 차두리 선수가 인상적이어서 한국이 몹시 궁금했다”고 말했다.
조직위의 배려로 별도 시험을 치른 이들은 “한국에서 며칠 지내보니 교통수단이 편리하고 사람들의 생활수준도 높다”며 “‘나라가 잘 살기 위해서는 과학기술이 발전해야겠구나’ 하는 느낌이 든다”고 말했다.
올가을 대학에 진학하는 이들은 “나이지리아는 아직 의료 수준이 낮아 질병이 문제”라며 “대학에서 생명과학을 공부해 아프리카의 질병을 퇴치하는 데 보탬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이들은 “나이지리아는 경치가 좋은데다 국민도 예절 바르고 친절하다”며 “한국 사람들이 나이지리아에 자주 와서 두 나라가 가까워졌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서부 아프리카 대서양 연안에 있는 나이지리아는 아프리카 제1의 인구대국(1억2000만명)이며 세계 6위의 석유 생산국이다. 한국과는 1980년 수교했다.
학생들은 22일 대회 일정을 마치고 다음날 돌아간다. 이번에 참가한 73개국 과학영재 327명 가운데 한국을 방문한 적이 있는 학생은 2명뿐이었다.
포항=이권효기자 bori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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