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세대 박물관(관장 백영서) 발굴팀은 영월군 남면 연당2리 마을 뒷산 중턱 석회암 동굴 두 곳에서 청동기와 고려시대의 무덤 2기를 비롯해 구석기, 신석기, 청동기시대의 것으로 추정되는 동물 뼈 수천점과 토기 및 석기들이 발견됐다고 21일 밝혔다. 동굴 속 고려시대 무덤은 처음이며 청동기시대 무덤은 남한 최초로 밝혀졌다.
두 동굴은 서로 인접해 ‘쌍굴’로 불린다. 제1굴은 길이 20m, 입구 폭 4m, 높이 1.5m로 이 안에서 고려시대 무덤이 발견됐다. 무덤은 길이 3.5m, 폭 2m의 직사각형 석실 형태로 바둑판 모양으로 출토되었다. 주위에서 사람 등뼈 4점과 청동그릇 조각 2점이 발견됐으며 규모로 보아 귀족이 묻혔던 것으로 추정된다.
신석기시대 후기의 빗살무늬토기와 뼈로 만든 낚싯바늘, 그물추, 부서진 조가비 팔찌가 나왔다. 숯도 대량 발굴돼 인간의 동굴생활을 입증했다. 청동기 유물로는 구멍 뚫린 석창 1점이 출토되었다.
제2굴은 길이 5.5m 폭 2.5m로 1굴보다 작은 규모이나 청동기시대 초기의 것으로 보이는 무덤과 신석기시대 것으로 추정되는 굴 껍데기, 조개 팔찌, 민무늬토기, 화살촉, 칼, 팔찌, 화덕이 발견됐다.
최삼용 책임조사원은 “선사시대 동굴 유적은 여러 차례 나왔으나 강원도 특히 영월에서 다양한 시대의 유물들이 한꺼번에 나온 것은 처음”이라며 “당시 인간 활동의 흔적과 생활상, 식생, 장묘 습관, 문물 교류를 알 수 있는 중요한 학술자료”라고 설명했다.
허문명기자 angelhu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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