벼룩시장이란 말은 프랑스에서 유래됐다. 경찰이 단속을 나오면 사라졌다가 경찰이 가면 다시 나오는 모습이 마치 벼룩이 튀는 것 같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
최근 서울에서도 유럽풍 벼룩시장들이 인기를 모으고 있다. 경제 불황에 가벼워진 주머니로도 하루 종일 신나는 쇼핑을 즐길 수 있는 벼룩시장에 함께 가보자. 모두 허가를 받고 하는 곳이니 걱정할 필요는 없다. 이달 10일 3곳의 벼룩시장 풍경을 스케치했다.
▽홍대 예술시장 '프리마켓'=홍익대 정문 오른쪽에 매주 토요일 오후 1~7시에 열리는 프리마켓은 벼룩시장을 의미하는 'flee market'이 아니고 'free market'이다. '세상에서 오직 이 곳에서만 볼 수 있는' 독창적인 수공예품들이 많다. 창업 전에 사람들의 반응을 알아보려고 나온 작가부터 대학에서 강의를 하는 유명 작가까지 60~70명이 모여 작품을 전시, 판매한다.
창작 예술품이기 때문에 가격이 많이 저렴하지는 않은 편.
뉴질랜드인 스티븐(35)은 "물건들이 너무 창의적이고 신기해 인사동보다 더 재미있다"며 연신 'great'를 외쳤다.
지나가는 사람들만 구경해도 재미있다. 가닥가닥 땋은 레게머리를 한 사람, 체크무늬 치마의 스코틀랜드 복장을 한 사람, 힙합 스타일의 청소년들까지 다양한 사람들이 함께 공존하며 문화를 감상한다. (cafe.daum.net/artmarket)
▽광화문 시민벼룩시장=5호선 광화문역 2번 출구의 열린시민마당에서는 토요일 오전 11시부터 말 그대로 '시민벼룩시장'이 열린다. 상인들은 참여할 수 없으며 시민들이 집에서 안 쓰는 물건을 가지고 나와 서로 교환하고 판매하는 곳이다.
2번째 참가한다는 덕수초등학교 2학년 한효정양은 이날 열쇠고리 티셔츠 장난감 등을 가지고 나와 1만3000원어치나 팔았다. 자신이 정한 가격에 물건을 팔지만 장사가 잘 안 되는 날엔 주변 반응을 살펴가며 가격을 조정한다. 자유로운 분위기 속에서 스스로 경제마인드를 익히고 있는 셈이다.
반 아이들을 데리고 나온 조문주씨(31· 경기 구리 동구중 교사)는 "아이들이 시장의 특성에 빠르게 반응하고 대처해 놀라울 정도"라고 말했다.
이날 참여한 시민들은 수입 가운데 일부를 화상 입은 한 소년을 돕는데 기부했다.
(www.happymarket.or.kr)
▽서초벼룩시장=토요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3시까지 서초구청 주변에서도 벼룩시장이 열린다. 서초구청에서 주관하는 시장으로 집에서 쓰던 물건을 갖고 나온 시민들과 장사를 위해 나온 상인들이 섞여있다. 한 상인은 "아침 5시부터 줄을 서서 번호표를 받았는데 가장 좋은 자리인 도로변 자리를 받지 못했다"며 울상이다.
의류에서부터 골동품, 카메라, 비디오까지 다양한 제품을 팔며 공휴일과 비 오는 날에는 열리지 않는다.
딸과 함께 나온 양혁씨(39)는 "요즘 장난감 가격이 비싼데, 여기서는 3000원 내외면 살 수 있어 한 달에 한번쯤 나온다"고 말했다. (문의 서초구청 가정복지과 02-570-6490)
채지영기자 yourca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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