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행성 뇌질환 ‘파킨슨병’ 혈액 검사 통해 조기진단

  • 입력 2004년 7월 25일 18시 48분


손발 떨림, 근육강직 등 운동장애가 나타난 뒤에야 진단받는 퇴행성 뇌질환인 ‘파킨슨병’을 혈액으로 조기에 진단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서울대 의대 약리학교실 서유헌(徐維憲·과학기술부 치매 정복 창의연구단장·사진), 신경과 전범석(全範錫) 교수팀은 25일 파킨슨병 환자의 뇌세포를 죽이는 원인 물질로 알려진 ‘알파-시누클레인’ 단백질이 파킨슨병 환자에게는 정상인보다 2배나 높게 존재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서 교수팀은 파킨슨병 환자 150명과 정상인 101명을 대상으로 혈액의 면역세포에 있는 알파-시누클레인 단백질을 비교한 결과 이 같은 사실을 밝혀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실험생물학 분야의 국제적인 권위지인 ‘파세브’ 최신호에 실릴 예정이다.

서 교수는 “파킨슨병 환자의 알파-시누클레인 단백질의 양을 조사한 결과 정상인에 비해 30대는 2배, 40대와 50대는 1.8배가 증가됐다”며 “혈액검사로 이 단백질 양이 증가된 것을 확인하면 파킨슨병을 조기에 진단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서 교수는 또한 “파킨슨병 환자의 면역기능이 떨어지는 이유를 지금까지 몰랐는데 이 단백질이 면역세포에 유해활성산소를 증가시키고 세포자연사를 유도하는 사실도 밝혀냈다”고 말했다.

파킨슨병은 65세 이상 노인의 100명당 1명꼴로 걸리는 노인성 질환으로 최근 급증 추세를 보이고 있다. 국내에서는 10만여명이 이 병을 앓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아직까지 치료제는 없지만 조기에 발견하면 증세를 완화시킬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진한기자·의사 likeda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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