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원비 연체 급증, 수강포기도 속출=‘학원 1번지’로 불리는 서울 강남구 대치동의 U학원은 두 달 전 학원공간을 절반으로 줄였지만 운영난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재수생을 대상으로 한 중대형 학원들도 이른바 ‘여름방학 특수’에 대한 기대를 접은 지 오래다. H학원 관계자는 “4년 전 15개 반을 운영했는데, 지금은 3개 반 70명이 수강생의 전부”라고 한숨을 내쉬었다. J학원의 평가실장도 “예년엔 방학때 새로 등록하는 수강생이 400∼450명 정도였는데 올해는 200명에 불과하다”며 “전체 수강생의 연체비율도 예년의 4%에서 올해는 24%로 증가했다”고 말했다.
중고교생을 대상으로 한 S보습학원 관계자는 “보통 한 반에 15명이 강의를 받으면 그중 4, 5명은 돈을 못 내고 있다”며 “이런 경우는 학원 운영 15년 만에 처음 있는 일”이라고 하소연했다.
서초구 반포동 D학원의 관계자는 “미납 기간은 1∼2개월이 보통이지만 최근에는 3개월이나 6개월 이상의 장기 미납자도 늘고 있다”고 말했다.
대개의 학원들은 대외 이미지를 고려해 학원비를 내지 못한 수강생을 장학생으로 처리하거나 나중에 내도록 하고 있다.
▽학교 등록금도 체납=서울 시내 D고교의 경우 2·4분기(4∼6월) 등록금 납기시한이 지난달 말이었지만 26일까지 전체 학생의 10%가 등록금을 납부하지 못하고 있다. 서울 시내 C고교는 예년에 비해 미납비율이 2배 이상 늘었다. 부산의 한 고교 행정실장인 심모씨(57)는 “가정형편 때문인 것이 뻔해 독촉도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서울 강남지역도 예외가 아니다. A고교의 경우 30여명이 1·4분기(1∼3월) 등록금을 내지 못했다. 이 학교 관계자는 “강남지역 학생들이 이 정도인데 다른 학교는 어떻겠느냐”고 말했다.
학교로서는 등록금 미납에 대해 뾰족한 대책이 없는 실정. 규정대로라면 등록금을 2개월 이상 체납하면 출석이 정지되고, 70일이 지나면 제적되지만 규정대로 시행하는 학교는 거의 없다.
설상가상으로 예산 축소로 인해 등록금 지원 혜택마저 해마다 줄고 있다. 서울 시내 고교의 경우 2001년 전체 학생(41만2408명)의 14.27%(5만8836명)가 학비지원을 받았지만 매년 꾸준히 감소해 올해는 전체 학생(35만9249명)의 9.72%(3만4926명)만 혜택을 받았다.
정원수기자 needj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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