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경기]우리동네가 최고/‘맞춤형 복지서비스’ 부평3동

  • 입력 2004년 7월 26일 21시 17분


“마을 앞 공터에 나갔다가 발목을 삐끗했는데 움직이기가 불편해요. 병원에서 뼈에는 이상이 없다는데….”(혼자 사는 노인)

“조심하시지 어쩌다 그러셨어요. 집안 청소나 심부름을 해드릴 가사 도우미를 곧 보내 드리겠습니다.”(사회복지 담당직원)

인천 부평구 부평3동에는 혼자 사는 노인이나 소년소녀가장 등 기초생활수급자 592명이 살고 있다.

인구가 1만7000명에 불과한 조그만 동네이기 때문에 인구 대비 빈곤층 거주율은 부평구에서 제일 높은 편이다. 장애인도 670여명이나 거주한다.

이 동네는 지난해 부임한 유정숙 동장(46·여)의 제안에 따라 1월부터 22개 기관과 단체가 모여 빈곤층과 장애인 주민을 대상으로 ‘찾아가는 복지서비스’를 시행하고 있다.

경제적 능력이 부족하고 몸이 불편한 것은 대부분의 가정이 비슷하지만 생활환경은 모두 다르기 때문에 그들에게 꼭 필요한 사항을 파악한 뒤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것.

밑반찬 나누기, 가사 지원 및 거동불편 도우미, 이미용 봉사 등 13개 사업에 이르며 비용은 모두 독지가나 회원들의 성금으로 충당하고 있다.

이 때문에 주민자치센터에 근무하는 3명의 사회복지 담당직원은 매일 각 가정을 돌며 건강상태와 서비스 수요를 파악하느라 늘 바쁘다.

“1960년대에는 동네를 흐르는 개천에서 아낙네들이 모여 빨래를 했답니다. 지금은 복개공사를 한 뒤 공영주차장 등으로 사용하고 있어 아쉬울 따름입니다.”

이 동네에는 320가구가 사는 아파트가 1개동(棟)만 있을 뿐 가구 수의 80% 이상이 단독주택이다.

비교적 면적이 넓은 주택 100여 곳은 대문 앞마당에 4, 5평 크기의 텃밭을 가꾸고 있다. 상추와 콩, 호박, 옥수수 등을 심어 놓아 도심 속 시골로 통한다. 동네의 옛 지명도 신촌(新村)이다.

주민자치위원회도 올해 주택가 자투리땅에 야생화와 감나무, 살구나무 등을 심어 5곳에 쌈지화단을 조성했다.

이 동네는 96년부터 40∼60대 주민 26명으로 구성된 풍물패도 운영하고 있다. 동네에 경사가 있어 잔치가 벌어질 때면 어김없이 나타나 전통가락을 들려주며 흥겨운 분위기를 돋운다.

또 매년 정월 대보름날에는 동네 곳곳을 돌며 지신밟기를 하고 10월에는 ‘신촌한마당 축제’를 열고 있다.

한정철 주민자치위원장(63)은 “6·25전쟁 이후 마을 조성과 함께 정착한 주민들이 많아 정주의식이 강한 편”이라며 “나 보다 더 어려운 이웃을 도우려는 따뜻한 인심이 아직 살아 있는 동네”라고 말했다.

황금천기자 kchw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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