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은 보도자료를 통해 “O프로덕션 직원이 ‘유씨 얼굴을 보여줄 테니 같이 가자’며 유가족을 승합차에 태워 ‘피의자의 모자를 벗기라’는 임무를 준 뒤 현장에서 순간적으로 포토라인 통로를 개방해 돌출 행동을 유발했다”는 제보를 받았다고 밝혔다. O프로덕션은 일본 H방송사에 방송자료를 제공하는 업체다.
하지만 경찰이 제보자라고 밝힌 경쟁 방송사 직원 W씨는 “그런 제보를 한 일이 없다”며 “다른 기자들에게 ‘프로덕션사가 피해자를 데리고 온 것으로 보아 다 시킨 것 아니냐’는 의문을 제기했을 뿐”이라고 말했다.
O프로덕션의 업무를 지원하는 M사 사장 정모씨는 “유가족이 ‘유씨의 얼굴을 보고 싶다’고 해서 동행 취재를 한 것뿐”이라며 “연출하거나 돌출 행동을 유발한 적은 없다”고 말했다.
경찰의 발에 차여 입원한 여성의 남편인 전모씨(48)도 “범인의 얼굴을 한 번 보고 싶다고 말했지만 M사가 돌출 행동을 하라고 한 적은 없다”고 말했다.
전씨는 이날 오후 서울경찰청장실로 전화를 걸어 “경찰들이 고생을 많이 했는데 불미스러운 일이 발생해 죄송하다”며 “(발길질을 한) 경찰관을 선처해 달라”고 말했다.
한편 서울경찰청은 이날 유가족에게 발길질을 한 기동사수사대 이모 경사(45)를 서울 청량리경찰서로 전출하고 감봉 이상의 중징계를 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허준영(許准榮) 서울경찰청장은 이 사건에 대해 홈페이지(www.smpa.go.kr)에 사과문을 게재했다.정세진기자 mint4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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