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 법원장은 이날 “법관은 진보도 보수도 아닌 백지상태에서 판단해야 한다”면서 “다음 주 휴가를 다녀온 뒤 다음달 9일 사직 여부에 대한 입장을 밝히겠지만 (사직한다는) 현재의 입장이 바뀌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대법관 제청 자문위원회가 후보 추천 과정에서 후보들의 명단을 공개함으로써 다른 법관들이 명예에 대한 손상을 느끼고 있다”며 명단 공개 이후 후보가 진보적 판결을 했느냐는 평판에 따라 대법관 제청이 좌우됐음을 암시했다.
강 법원장의 이 같은 발언은 신임 대법관 후보 제청이 진보적 시민단체가 원하는 방향으로 이뤄졌다는 법조계 안팎의 지적과 무관치 않은 것으로 보인다.
그는 이어 “현직 법관이 입장을 밝히기 위해서는 옷을 벗는 방법 뿐”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강 법원장은 “대법원장이 김영란(金英蘭·사시 20회) 대전고법 부장판사를 신임 대법관 후보로 제청한 것에 이의를 제기하거나 법원 조직을 훼손하기 위해 사직하려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한편 이영애(李玲愛·사시 13회) 춘천지방법원장도 26일 법원행정처에 사직서를 제출한 것으로 확인됐다.
강 법원장과 이 법원장은 대법관 제청 자문위원회에 의해 대법관 후보로 추천됐으며 대법관에 제청된 김 부장판사의 사법시험 선배다.
이상록기자 myzodan@donga.com
전지성기자 vers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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