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철도공사 초대 운전차장이었던 조상호씨(65·사진)도 퇴직 5년 만에 다시 열차에 올랐다.
그는 파업 직전인 16일부터 5일간 실무교육을 받고 21일 파업과 동시에 대체인력으로 투입됐다.
대체 운행 인력이 부족해 하루 9시간이 넘는 강행군이 계속됐다. 파업 현장의 일부 노조원의 비난도 감수해야 했다.
그러나 그는 “후배의 빈자리를 메우고 시민에게 불편을 줘선 안 된다는 책임감 때문에 피로를 감수하며 버텼다”고 말했다.
“후배들이 파업현장에서 고생하는 모습을 보면 측은한 마음을 감출 길이 없었습니다. 사측의 미온적 태도에도 문제가 있고요. 하지만 공사의 적자가 2조원이 넘는 상황에서 수천명을 충원해 달라는 노조의 주장도 과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면서도 조씨는 사측에서 파업을 철회한 노조원을 선처해주길 바란다는 말도 잊지 않았다.
조씨는 1974년 8월 지하철 1호선 개통 당시 열차를 몰았던 자칭 ‘지하철의 산증인’이다. 철도청, 지하철공사, 도시철도공사 등에서 총 37년 동안 몸담으며 기관사로는 최고 자리인 운전차장 자리에까지 올랐다.
조씨는 퇴직한 뒤 직업이 없는 상태. 하지만 그는 기회가 된다면 지하철 안전교육과 기관사 양성에 힘을 보태고 싶다고 했다.
황태훈기자 beetlez@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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