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컨설턴트, 행정전문가, 신문기자를 꿈꾸는 동량지재(棟梁之材)들은 수도권의 경쟁력을 어떻게 평가할까. 세계적인 컨설팅사인 AT커니의 인턴사원 김민지 김지연 윤수정씨, 행정고시에 합격해 현재 서울시에서 실무교육을 받고 있는 수습행정관 이용직 강연경씨, 동아일보 대학생 인턴기자 유정열, 정기철씨가 27일 서울시청 서소문별관 소회의실에서 만났다.
○ 서울 상암디지털미디어시티(DMC)와 송도신도시, 어디가 좋을까
▽김민지=만일 내가 투자자라면 상암DMC를 선호할 것 같다. 두 지역 모두 정보기술(IT)과 미디어산업 특화를 내세우고 있는데 이 분야는 다른 산업과의 네트워크나 산학 연계가 중요하기 때문에 서울이 유리할 것 같다. 송도신도시는 경제특구로 분리돼 중앙정부가 포괄적인 인센티브를 줄 수 있지만 추진 과정에서 잡음이 많고 이해관계도 복잡하게 얽힌 것 같다. 반면 상암은 입지는 좋지만 인센티브 제공이 소극적일 수 있다.
▽유정열=송도신도시와 상암DMC는 중복투자인 것 같은 느낌이다. 주요 유치 사업이 겹치는데 외국인 투자자가 차별성을 느낄 수 있을지 의문이다. 또 송도신도시가 서울이 이미 갖고 있는 인프라를 빠른 시간 안에 따라잡을 수 있을지 모르겠다.
▽윤수정=송도신도시는 정부가 어떤 성격으로 할지 입장을 확실히 하는 게 좋을 것 같다. 경제특구와 국가균형발전이라는 개념은 애초에 서로 모순이다. 또 두 사업이 점점 닮아 가는 것 같은데 서로 경쟁을 하다 그렇게 되는 게 아닌가 싶다.
○ 동북아 금융 허브로서 서울과 상하이, 베이징의 경쟁력은
▽강연경=서울은 지리적으로 동북아 중심에 있고 자본, 주식, 교육시장이 발달해 있다. 러시아나 북한 진출을 염두에 둘 때 서울이 중국 상하이(上海)나 베이징(北京)보다 유리하다. 우수한 인력과 함께 금융이나 보험업에서 쌓았던 노하우도 있다. 또 보험업은 정보가 중요한데 서울은 IT 인프라도 세계 최고 수준이다. 중국은 행정이 투명하지 못하고 자본주의가 확립돼 있지 않다. 상하이가 엄청난 속도로 발전하고 있지만 얼마나 더 오래갈지 모르겠다.
▽김지연=나라면 상하이로 간다. 상하이는 중국 정부의 전폭적 지원을 받고 있고 이미 진출한 외국계 회사가 많다. 또 내수시장이 한국과 비교가 안 될 정도로 크다. 도쿄는 부실금융 문제로 틈이 생겼다. 서울이 경쟁력을 가지려면 정치 상황이 중요하다. 남북 대치상태라든가, 경제적 불투명성, 정치 불안 등이 해결이 안 되면 서울시가 아무리 좋은 조건을 내걸어도 올 기업은 없다.
○ 서울과 인천의 미래 성장동력 산업은
▽이용직=내가 시장이라면 바이오산업을 미래 성장동력 산업으로 삼겠다. 황우석 교수의 사례가 있지만 무엇보다 부가가치가 크다. 앞으로 수십 년을 내다봤을 때 식량이나 질병 문제는 계속해서 이윤이 창출되는 분야일 거다.
▽정기철=콘텐츠 산업이 좋을 것 같다. 서울시가 가진 자원이나 발전 가능성에 맞기 때문이다. 인재도 많고 IT 인프라도 잘 돼 있고. 한류 열풍도 좋은 자원이다. 세계 속에서 서울 또는 인천이 얼마나 고유의 색깔을 낼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 몇몇 나라에 한정된 한류를 세계로 확산하는 일도 과제다.
토론 참가자 | |
수습행정관 | 강연경(25·여)서울대 외교학과 졸 |
이용직(31)연세대 영문과 졸 | |
AT커니인턴사원 | 김민지(22·여)서울대 경영학과 4학년 |
김지연(22·여)연세대 경영학과 4학년 | |
윤수정(23·여)서울대 기악과 4학년 | |
동아일보인턴기자 | 유정열(26)고려대 영문과 4학년 |
정기철(25)한국외국어대 신방과 4학년 |
장강명기자 tesomio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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