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복 앞두고 국내서 보신탕 추방 집회

  • 입력 2004년 7월 29일 15시 55분


중복(中伏)인 30일을 하루 앞두고 수도권 최대 재래시장 앞에서 개고기 반대 항의집회가 열렸다.

29일 오후 1시경 경기 성남시의 모란시장 입구에서 동물자유연대와 동물사랑실천협회 등 3개 시민단체 회원 20여명은 "애완견과 식용견 구분은 궁색한 변명이다", "개고기는 악습이다. 보신탕을 추방하자" 등의 구호를 외쳤다.

또 동물보호운동가인 한송님씨(39)는 성인 한명이 겨우 들어갈 수 있는 크기의 쇠창살 우리에 들어가는 퍼포먼스를 통해 비좁은 우리 안에 수십마리의 개가 갇혀 있는 모습을 상징적으로 표현했다.

이에 대한 시민들의 반응은 엇갈렸다. 개고기를 내놓고 팔지 않았으면 좋겠다며 시민단체의 주장에 동조하는 시민이 있는가 하면, 전통음식을 무조건 배척하는 것은 잘못이라며 시큰둥한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반면 모란시장 상인들의 분위기는 격앙됐다.

한 상인은 "지난해만해도 초복이나 중복 때는 개를 20마리 정도 팔았는데 올해 초복 땐 고작 6마리밖에 팔지 못했다"며 "가뜩이나 장사가 안 되는데 영업장 앞에서 이런 집회를 열다니 분노가 치민다"고 말했다.

모란시장에는 개를 도살해 판매하는 가게가 30곳 가량 몰려 있다. 시민단체는 상인들의 반발을 의식한 듯 집회를 50여분만에 끝냈다.

이들 단체는 초복을 이틀 앞둔 18일에도 서울 신촌역 앞에서 죽은 개의 영혼을 달래는 살풀이와 개의 애환을 담은 인형극 등을 선보였으나 재래시장 앞에서 집회를 갖기는 처음이다.성남=이재명기자 egij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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