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경기]여론광장/김성복 감리교 사회연대 대표

  • 입력 2004년 7월 30일 21시 08분


시화방조제를 타고 대부도 방향으로 가다 보면 바다 한 가운데 공동묘지의 분봉들처럼 보이는 것이 눈에 들어온다. 바로 한국가스공사 인천 액화천연가스(LNG) 인수기지이다.

가스공사는 10여 년 전 처음 인수기지를 만들 때 3기만 건설하겠다고 했다.

그러나 어느새 15기를 건설했고 현재 3기를 건설하고 있다. 그 것도 모자라 추가로 2기를 더 짓겠다고 입찰 공고를 냈다.

모두 20기. 세계에서 가장 큰 LNG 인수기지가 된다.

LNG는 청정연료로 환경을 보전하기에 적절한 에너지이다. 어디엔가 인수기지가 필요하다는 것에 대해서도 동의한다.

그러나 한 곳에 너무 많은 용량의 LNG 인수기지를 만드는 것은 불안하고 위험하다.

1940년대 미국의 오하이오 주 클리블랜드의 LNG 인수기지에서 가스가 유출되어 폭발하는 사고가 있었다. 영하 162도의 온도로 액화되어 있는 천연가스는 공기보다 1.5배 무거워 땅으로 가라앉아 1분에 250m씩 퍼져나갔다.

일단 가스 유출사고가 있다면 대형 참사로 이어질 수 있다.

1984년 멕시코에서는 LNG 폭발사고로 2000명이 넘는 사상자를 냈다.

설상가상으로 인천시는 이 LNG 인수기지 옆에 쓰레기 소각장을 건설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둘 다 폭발하기에 적합한 상호보완적 구조를 가지고 있다.

이런 발상부터 고쳐야한다. 송도 갯벌에 무엇이든 건설해도 무방하다는 행정 편의적 사고는 그야말로 대형사고를 불러올 수 있다. 한국가스공사는 LNG 인수기지 증설을 중단해 주기 바란다. 미사일로 폭격을 해도 끄덕 없다는 자신감도 언제 강타할지 모르는 지진 앞에서는 속수무책이다.

인천을 중심으로 하는 경기만에는 계속해서 지진에너지가 축적되어가고 있다는 보고서도 나와 있다. 진도 6.5 이상의 강진이 엄습했을 때를 생각하더라도 더 이상의 기지 증설은 포기하는 것이 마땅하다.

ksbock@kore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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