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경남]부산 5개 해수욕장 관리·운영 엉망

  • 입력 2004년 7월 30일 21시 39분


여름과 바다의 도시 부산의 5개 해수욕장에 대한 관리와 운영이 엉망이어서 피서객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피서지의 무질서와 얌체 피서객의 행태도 변하지 않고 있다.

▽호객꾼과 얄팍한 상혼=해운대 역과 지하철역은 물론 해운대해수욕장 입구 등에는 여관이나 민박업소 호객꾼의 호객행위를 쉽게 볼 수 있다. 송정, 광안리 등 각 해수욕장 백사장에는 주점 소개 스티커를 나눠 주는 호객꾼들이 즐비하다.

30일 경남 마산에서 해운대해수욕장을 찾은 황모씨(42·여)는 “더위보다 더 짜증스러운 게 호객행위”라며 불쾌감을 나타냈다.

해수욕장에서 장비를 빌려주는 상인들의 횡포는 특히 심하다. 파라솔이나 돗자리, 튜브 가운데 하나만 빌리려 해도 억지로 3가지를 묶어 강요하거나 피서객들이 개인적으로 가져온 것들은 쓰지 못하게 한다. 아이스크림, 통닭, 캔 맥주 등 불법 잡상인의 상행위도 기분을 상하게 한다.

▽소음=해운대, 송정, 광안리 등 도심을 끼고 있는 해수욕장 주변은 피자, 중국음식, 통닭 등의 음식을 배달하는 ‘스쿠터 폭주족’들이 피서객 사이를 막무가내로 비집고 다닌다. 요란한 경적 소리에 피서객이 놀라기 일쑤지만 단속의 손길은 미치지 않고 있다.

백사장 인근 도로와 공터에는 휴대폰 업체와 카드사, 이벤트업체, 자동차 회사 등 각종 기업체의 홍보부스에서 음악과 고성이 흘러나오고, 밤이면 인근 나이트클럽과 노래방 등 유흥주점의 홍보차량들이 스크린을 동원해 요란한 음악을 쏟아낸다.

밤만 되면 해수욕장마다 야간 불꽃놀이 폭죽소리 때문에 귀가 멍할 정도다. 7월초 해수욕장이 개장 이후 지금까지 불꽃놀이를 하다 단속된 사람은 514명에 불꽃 930여개가 압수됐다.

▽무질서와 얌체 피서객=야간에는 백사장 곳곳에서는 술판이 벌어지고, 휴대용 가스레인지를 들고 나와 고기를 구워먹기는 피서객도 많다.

수상안전요원의 주의와 안내방송에도 불구하고 바다로 뛰어드는 피서객이 있는가 하면 고성과 욕설에 싸움판이 벌어지기도 한다.

새벽녘 각 해수욕장 백사장에는 얌체 피서객이 버리고 간 생수병과 신문지, 비닐봉지는 물론 반입이 금지된 술병까지 수북이 쌓여 쓰레기장을 방불케 한다.

조용휘기자 silen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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