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부터 아태잼버리 여는 스카우트연맹 이원희 총재

  • 입력 2004년 8월 1일 18시 56분


“청소년에게 평소 만나기 힘들었던 소외계층의 또래와 뒹구는 기회를 주겠습니다.”

5일부터 11일까지 강원 고성군에서 열리는 제24회 아시아태평양 잼버리를 총지휘할 이원희(李元熙·70·사진) 한국스카우트연맹 총재는 이번 대회의 주제를 ‘나눔과 어울림’이라고 설명했다.

‘잼버리’란 국가 단위의 야영대회. 제11회 한국잼버리를 겸한 이번 대회에는 아시아태평양지역 35개국의 스카우트 단원과 일반청소년 1만5000여명이 참가한다.

이번 잼버리의 가장 큰 특징은 탈북청소년 17명, 국내 5개 소년원에서 온 원생 40명, 장애청소년 25명, 소년가장 200여명 등 스카우트 대원이 아닌 소외계층 청소년 300여명이 참가한다는 점.

한국스카우트연맹은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 동티모르, 폴리네시아 등 개발도상국 청소년 대원 20여명도 초청했다.

“스카우트는 원래 봉사단체입니다. 그런데 우리나라에서는 스카우트라고 말하면 야영이나 캠프파이어만 떠올립니다.”

각 분야의 리더로 자랄 청소년에게 ‘사회 기여’에 대해 생각할 기회를 주고 싶다는 이 총재. 그는 “북한에도 세계스카우트연맹 사무총장 명의로 초청장을 보냈는데 답신이 없어 서운하다”고 말했다.

그는 대원외국어고와 대원중고교를 설립한 대원학원 이사장이기도 하다. 오랜 방송생활을 거치고 TBC 이사와 중앙일보 상무를 거친 이 총재가 교육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부친 이상구(李相龜) 선생의 가르침 때문.

평생 교직에 있었던 아버지는 틈날 때마다 이 총재에게 “사람을 길러 내는 일보다 더 보람 있는 일은 없다”며 청소년 교육에 관심을 가질 것을 설득했다고 한다.

대원학교를 운영하면서 학교 교육에는 한계가 있다는 생각이 들어 한국스카우트연맹과 인연을 맺게 됐다. 과거 정치인이나 재벌총수가 맡던 한국스카우트연맹 총재직을 경선을 통해 스카우트 지도자 출신이 맡은 것은 그가 처음이다.

올해 잼버리에서 ‘나눔과 어울림’ 외에 욕심이 있다면 세계 청소년에게 우리나라의 아름다운 자연과 역사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이 총재는 말한다. 이를 위해 금강산 평화캠프와 속초 트레킹, 설악산 생태탐방 같은 프로그램도 준비했다.

장강명기자 tesomio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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