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년대 중반 한국원자력연구소에서 핵연료 재처리사업 담당 실무책임자로 근무했던 김철 아주대 명예교수(65·사진)는 이날 핵연료 재처리시설 기본설계서(200여쪽), 부속설계서 2권(100여쪽), 기본설계도면을 세계일보를 통해 공개했다.
이 자료는 원자력연구소가 프랑스 생고뱅사에 의뢰해 74∼75년에 작성한 것으로 김 교수는 80년대 이후 프로젝트가 중단될 때 언젠가 핵연료 재처리사업이 다시 추진될 것에 대비해 개인적으로 보관해 왔다고 밝혔다.
주개념 설계서에는 핵연료 재처리 공정에 대한 설계, 제품 종류, 예산 및 소요 인력 등 재처리 시설을 짓기 위한 내용이 상세하게 담겨 있고 부속 설계서에는 핵폭탄의 원료인 플루토늄을 추출하는 ‘NRX 연구로’와 관련된 내용이 명시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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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기본설계도면에는 플루토늄 정제 과정, 우라늄 및 플루토늄 산화물의 분리추출과정, 플루토늄의 저장 및 이동 등에 관한 각종 도면이 포함돼 있다.
김 교수는 이날 기자와의 전화통화에서 “당시 미국의 반대가 없었더라면 생고뱅측의 도움을 통해 6∼8년 뒤엔 한국도 핵개발에 성공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 교수는 자료 공개 이유에 대해 “핵무기 제조는 대단히 위험한 일이지만 우라늄 이용 기술 등 (평화적 목적의) 과학기술은 필요한 것인데도 미국이 간섭한 것은 부적절했다”고 말했다.
이날 공개된 자료는 그동안 당시 관련자들의 진술로만 전해지던 70년대 정부 차원의 핵개발을 입증하는 역사 자료로서 가치를 지닌다.
김승련기자 sr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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