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버트 김 ARS 성금 6000만원 ‘훌쩍’

  • 입력 2004년 8월 2일 18시 57분


지난달 27일 공식 석방된 로버트 김(한국명 김채곤·64·사진)을 도우려는 국민의 성원이 뜨거워지고 있다.

로버트 김 후원회(회장 이웅진)에 따르면 지난달 21일 자동응답전화(ARS·060-700-1996)로 모금을 시작한 이래 지금까지 약 3만명이 접속해 6000만원 정도의 돈을 보내 왔다.

한편 후원회가 출범한 지난해 7월 이후 현재까지 국민이 한 푼, 두 푼의 돈을 직접 보내 온 성금만도 1억1000만원에 달한다. 모두 4000여명이 후원에 동참해 1명당 3만원꼴의 후원금을 보내온 셈. 기업체의 후원이 아니라 모두 개인의 자발적 성금이다.

직접 후원회로 돈을 보내거나 선물을 보낸 사람도 많다.

후원회 관계자는 “직접 후원회에 들러 1만원짜리 한두 장을 전달하고 돌아가는 택시운전사는 물론이고 보약이나 화장품 등을 보내오는 사람까지 다양하다”고 말했다.

네이버와 다음 등 인터넷 포털사이트에는 김씨를 돕자는 카페가 생겨났다. 또 포털사이트는 물론이고 벅스뮤직, 일부 언론사도 홈페이지에 김씨를 돕기 위한 ARS 번호를 띄워 놓은 상태.

후원회측은 “이전에는 30대 이상이 주로 관심을 갖는 경향이 있었는데 지금은 각종 인터넷 포털사이트나 사이버 백일장 등의 이벤트를 통해 젊은 네티즌이 대거 참여하는 현상이 두드러진다”고 말했다.

기업이나 동문들의 참여도 돋보인다.

광고대행사 LNB-PPL의 박이구 회장도 직원들과 모은 300만원을 후원회에 전달하기로 했다. 김씨의 출신학교인 경기고와 한양대 등도 총동창회 등을 중심으로 그를 돕기 위해 적극 나서기로 한 상황.

성금은 대부분의 경우 형편이 넉넉지 않은 서민들이 보내온다는 게 후원회의 설명. 후원회에서 일한다고 하면 돈을 받지 않는 택시운전사부터 3, 4개월에 한 번씩 10만원을 보내오는 교도소 재소자 등 어려운 사람들이 온정을 쏟고 있다는 것.

김씨는 미국의 북한 관련 기밀을 한국에 넘겨준 혐의로 미국 연방수사국(FBI)에 체포돼 미 연방교도소에 수감됐다가 7년6개월 만인 지난달 27일 감시 장치를 풀고 석방돼 현재 버지니아주 애슈번의 딸 집에서 생활하고 있다.

그러나 그는 연금 혜택을 박탈당해 생계가 막막한 상황이다. 1998년부터 파산선고자로 생활해 최근까지도 신용카드 발급이나 본인 명의의 주택 구입도 할 수 없는 상태. 그러나 한국 정부에서는 아직까지 김씨에 대한 별다른 지원을 하지 않고 있다.

후원회는 김씨에게 이미 후원금 중 2500만원을 생계비로 지급했다.

후원회 관계자는 “나머지는 김씨가 미국에서 여생을 편안히 살 수 있도록 거처와 생계비를 지원하는 데 사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유재동기자 jarrett@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