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청 수사국이 2일 발간한 ‘2003 범죄분석’에 따르면 지난해 검거한 범죄자 수는 모두 191만7201명이며 이 중 남성이 83.3%인 159만6351명인 것으로 조사됐다.
범죄자를 학력별로 보면 고등학교 졸업 학력 소지자가 40%대로 가장 많으며 중졸(16.4%), 일반대졸(11.6%), 초교졸(10.6%)이 뒤를 이었다.
하지만 경제 식품 환경 등에 관련된 범죄의 경우에는 고졸(46.5%)에 이어 일반대졸(14%)이 많았다.
또 연령대별로는 30대가 30.6%로 가장 많고 40대(27.6%), 20대(23.4%), 50대(9.3%), 10대(5.1%) 순이었다.
경찰은 또 최근 들어 지능 범죄와 무동기 범죄 등이 눈에 띄게 늘고 있다고 분석했다.
‘유영철 연쇄살인 사건’과 마찬가지로 불특정 다수를 상대로 우발적으로 행해지는 범죄가 늘고 있으며 아울러 범죄 기획 능력이나 증거인멸 수준이 과거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정교해지고 있다는 것.
대표적인 지능범죄라고 할 수 있는 사기는 지난 10여년간 4배 이상 늘어나 과거 가장 흔한 범죄였던 절도를 이미 1990년대 중반에 추월한 것으로 나타났다. 형사정책연구원에 따르면 10만명당 사기범죄 발생건수는 1990년 101건에서 2002년 411건으로 늘어났다.
사기뿐 아니라 살인 강도 방화 등 강력범죄에서도 범죄 수법이나 증거인멸의 수준이 이전과는 질적으로 다르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이를 반영하듯 범죄자의 검거에 있어 수사의 단서는 고소(34.2%)와 피해자 신고(31.6%), 현행범 검거(23.2%) 등이 많았으며 탐문정보(2.8%)나 타인신고(2.1%)로 검거하는 경우는 그리 많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대 표창원 교수는 “범죄는 나날이 진화하고 있는 데 비해 경찰의 수사력은 제자리”라며 “이전에는 저학력 저소득층 범죄가 많았지만 1997년 말 외환위기를 기점으로 고학력 실업자가 대거 양산돼 범죄에 노출된 것이 범죄 지능화의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폭력 범죄의 발생 장소는 노상이 42.2%로 가장 많았고 유흥 접객업소(8.5%), 다세대 연립이나 아파트(8.0%), 단독주택(6.5%) 등이 뒤를 이었다.
또 절도 범죄자는 미혼자가 66.0%로 가장 많았으며 배우자가 있는 경우가 25.4%, 이혼한 경우가 6.0%였다.
강도 범죄를 수법별로 보면 침입강도(22.1%)가 노상강도(21.7%)보다 많았으며 이어 강도 강간(5.6%), 인질강도(3.5%), 차량이용 강도(3%) 순이었다.
강도 발생건수를 도시별로 보면 서울과 부산에서 각각 2815건(38.6%), 516건(7.1%)의 강도사건이 발생해 전국 1, 2위를 차지했으며 3위는 대전(428건·5.9%)이었다.
경찰은 “교통의 발달로 여러 지역을 돌아다니며 저지르는 ‘유동성 범죄’의 비율이 높아지고 있어 교통 요충지라고 할 수 있는 대전지역의 범죄 발생 비율이 높은 편”이라고 분석했다.
길진균기자 le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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