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경남]부산구치소 옮겨가나…초읍 등 후보지 거론

  • 입력 2004년 8월 2일 22시 03분


‘인권의 사각지대라는 오명을 안고 있는 부산구치소의 이전은 과연 가능할까.’

2일 부산구치소와 부산시 등에 따르면 열악한 시설로 수감자들이 고통을 겪고 있는 사상구 주례동 부산구치소의 이전이 추진되고 있다.

시와 구치소는 지난달 30일 구치소 이전을 추진하기로 합의했고, 1일에는 시에 ‘부산구치소 이전 추진팀’이 구성돼 이전 후보지 선정을 비롯한 실무를 담당키로 했다.

김태희 구치소장은 “지금의 구치소는 지은 지 30년이 넘어 시설이 낙후한 데다 수용인원을 초과해 재소자의 인권이 침해되고 있다는 지적이 많다”며 “순조롭게 이전이 추진되면 3년 뒤 완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현재 후보지는 부산진구 초읍동 어린이대공원 인근 Y건설 소유 부지와 부산 기장군 철마면, 미군 하얄리아 부대 부지 등 3,4곳으로 점쳐지고 있다.

구치소 측은 미결수들이 수감되는 곳이어서 부산 법원과 가까운 어린이대공원 인근 부지를 희망하고 있으며 신축될 구치소는 3만평의 부지에 냉난방 시설을 갖춘 최첨단 인텔리전트 빌딩 형태로 건립될 전망이다.

그러나 벌써부터 해당지역 주민들이 반발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이전이 쉽지만은 않을 전망이다.

이전 예정부지 중 하나인 부산진구 초읍동의 D아파트 주민인 김모씨(42)는 “시민들이 자주 찾는 도심 공원 근처에 혐오시설을 유치한다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며 “이전부지로 선정되면 주민들과 함께 반대운동을 펼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같은 반발을 예상한 구치소측은 시민단체와 지역원로들을 만나 동의를 구하고 있으며 공청회 등을 거쳐 공론화하는 작업을 거친 뒤 시민적인 합의를 도출해낼 계획이다.

1973년 건설된 부산구치소는 시설노후로 재소자들이 여름과 겨울에 큰 고통을 겪고 있으며 현재 적정 수용인원 1500명의 2배인 3000여명이 수용돼 있다. 올들어 부산구치소에서 안상영 전 부산시장을 비롯해 4명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는데 열악한 시설이 자살의 원인 중 하나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

석동빈기자 mobidi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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