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씨는 이날 오후 2시경 박모씨(49·여)의 2층 빌라에 열려진 창문을 통해 침입한 뒤 박씨와 박씨의 손자(4)를 흉기로 위협해 인질로 붙잡았다.
4시간 넘게 이씨와 함께 빌라에서 머물던 박씨는 이씨가 컴퓨터를 사용하기 위해 작은방으로 간 사이 오후 6시30분경 청소를 하는 척하며 안방에서 경기 광명시에 사는 아들 신모씨(28)에게 휴대전화로 연락했다.
신씨의 신고를 받은 경찰이 현장에 출동하자 이씨는 흉기로 자신의 복부와 허벅지 등 5군데를 찌르는 등 자해소동을 벌였다. 박씨는 손자와 함께 화장실로 대피해 별다른 불상사는 없었다.
이씨는 양천구 이대목동병원으로 옮겨져 수술을 받았으나 의식이 또렷하며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상태다. 경찰 관계자는 “이씨가 4, 5년 전 방화동에서 포장마차 영업을 한 적이 있어 지리적으로 익숙한 이곳 일대를 은신처로 삼은 것 같다”며 “이씨의 행색이 초췌한 점으로 미뤄 누구의 도움도 받지 못한 채 숨어 다닌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성폭행 혐의를 받던 이씨는 1일 서울 마포구 노고산동의 C커피숍에서 자신을 검거하려던 서울 서부경찰서 강력반 소속 고 심재호 경위(32)와 이재현 경장(27)을 흉기로 찔러 살해하고 자신이 몰던 택시를 타고 도주했다. 경찰은 현상금 5000만원을 내걸고 이씨를 공개 수배해 왔다.
조이영기자 lycho@donga.com
정세진기자 mint4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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